화폐개혁으로 지방 산업공장들도 초비상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12.21
MC: 북한에서 화폐개혁이 실시된 이후 북한 내부에선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화폐개혁은 그 동안 상당한 부를 축적했던 지방 산업공장들에게도 큰 타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일부 특급 기업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 산업공장들은 중앙에서 갑작스런 원자재 공급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원자재를 자체 조달했고, 노동자들의 물질적 수요도 보장하게 됐습니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의 말입니다.

김광인: (예를 들어) 신발 공장의 경우 신발만 생산해야 했지만, 이제는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거라면 신발 말고 다른 것으로 대체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시장이 활성화됐고, 그런 과정에서 (지방 산업공장이) 통화를 축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돈 많은 상인들은 지방 산업공장들의 후견인 역할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관련 기업소와 공장들은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지방 산업공장들은 부의 축적도 가능했습니다. 국가의 묵인 하에 독자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자 구매에서부터 시작해 모든 사업 방식이 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과거엔 초과 달성한 이윤을 국가에 납부하던 것을 기업 자체로 재투자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자재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기업 간 원자재 거래도 이뤄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선 지방 산업공장들이 사회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당의 지도적 역할을 강화해야만 했습니다.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따라서 이번 화폐개혁의 큰 표적은 인민계획경제법 제정 이후 지난 10년 동안 적지 않은 돈을 축척한 군소 공장 기업소와 지방 산업공장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지방 산업공장들이 이번 화폐개혁으로 된서리를 맞게 된 것입니다. 당장 내년도 예산부터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위기에 처한 지방 산업공장들은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휴지조각이 된 돈을 깨끗이 잊고, 또 다시 일어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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