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온 체코의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 체코 당국이 단호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현재 머물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해선 체류 연장을 해주지 않는 한편 신규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입국 허가증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권관계자들은 체코 당국의 이번 조치는 북한 근로자의 인권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체코 내무부의 망명과 이민담당 관리인 토머스 하이즈만씨는 지난 30일 프랑스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노동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고 이미 발급된 비자의 기간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체코에는 400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체코 북부 나초드의 작은 마을에 위치한 스네즈카 방직 공장에서 82명의 북한 봉제공들은 통역사의 감시 하에 자동차 좌석덮개를 꼬매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FP 통신은 특히 이 방직 공장에서 일하는 폴란드 계 노동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봉제공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사실상 임금의 절반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제인권단체들은 그간 체코에서 일하는 북한 파견 근로자들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으며 그들의 임금 대부분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착취를 당해 ’노예‘와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체코의 인권단체인 ’피플 인 니드(People in Need)‘는 체코내 북한 파견 근로자들은 현대판 노예와 다를 게 없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번 체코 당국의 조치로 북한 노동자들은 앞으로 더 이상 체코 공장에 취업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만으론 북한 노동자들의 근본적인 인권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감시 기구인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 워싱턴 지부의 톰 말리노우스키(Tom Malinowski) 인권옹호 국장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체코 정부의 이번 결정은 국제 인권단체가 촉구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체코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과 근로 조건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만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alinowski: (I think the answer is to improve those conditions not to send them back to North Korea or to no longer take any new workers from North Korea. That's just pushing the problem further away. It's not solving the problem. The answer is to make sure they can work under good conditions. Their basic rights are respected while they are in the Czech Republic...)
"문제를 푸는 진정한 해답은 체코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파견 노동자들의 상황을 좀 더 개선시키는 데 있습니다. 체코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되돌려 보낸다든지 아니면 더 이상 북한 파견 노동자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결정은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런 결정은 문제의 본질에서 자꾸만 빗나가 근본적인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체코에서 일하는 동안 북한 노동자들이 좋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의 기본권 또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기본권이라 함은 북한 파견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고 공장에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살 권리를 뜻합니다."
또한 말리노우스키 국장은 해외로 파견된 대다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외화벌이로 인해 임금의 절반 이상을 떼이더라도 조국인 북한보다는 해외에 나가길 더 선호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Malinowski: (These workers are not treated particularly well by normal Western standards, nevertheless they probably believe and feel they are much better off than they would be back home in North Korea.)
"일반적 서구사회의 기준으로 볼 때, 북한 파견 노동자들은 특별히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해외로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고향을 떠나 지내는 삶이 고국에서 지낼 때 보다 훨씬 더 풍요롭다고 믿을 것 같네요."
한편,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를 포함한 일부 동유럽국과 몽골, 또 일부 중동국에 걸쳐서 수만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