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종전, 부시 선언만으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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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노무현 남한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거듭 확인 요청한 데 대해, 두 정상 간에 입장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그러나 통역상에 실수가 있을 뿐이라며, 두 정상 간에 의견차이가 있었다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후 언론과의 만남에서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함께 한 가운데 북한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해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 안보체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남한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재차 물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각하께서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 한반도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대한 말씀을 빠뜨리신 것 같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나 국민들은 그 다음 얘기를 더 듣고 싶어할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재차 물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 ‘더 이상 명백히 할 것도 없다. 우리는 한국전을 종식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 그건 김정일 위원장이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프로그램을 폐기할 때 일어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두 사람간의 이같은 엇박자를 두고 일부 미국 언론은 한미 정상 간에 뭔가 의견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백악관은 통역상에 실수가 있을 뿐이라며, 두 정상 간에 의견차이가 있었다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짐 제프리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지난 2005년 9월과 금년 2월 6자회담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폐기 조치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정과 동북아시아 평화체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논의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선언 만으로 한국전을 끝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도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평화협정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Sigal: (Peace treaty is a very complicated thing that involves discussion of the troops.)

“평화협정은 북한의 핵폐기뿐만 아니라 휴전선 부근의 군 배치와 북한의 장사포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습니다. 쉽게 체결될 수 있는 협정이 아닙니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그보다 먼저 할 수 있죠. 북한의 핵폐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평화협정을 협상하겠다는 선언을 하는 겁니다.”

시갈 박사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핵시설을 불능화하는 2단계 핵폐기 협상에서 종전선언 문제를 들고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10월초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에 한반도 평화협정과 관련한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보수연구기관인 헤리티지 재단의 부르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입니다.

Klingner: (I think that's not the answer President Noh wanted to hear.)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해야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다는 부시 대통령의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듣고 싶었던 대답이 아니었을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한간의 평화협정을 추진하자고 해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금년 말로 임기가 끝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업적과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이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사회과학원의 시갈 박사는 미국과 남한간의 충분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남한이 단독으로 평화협정과 관련한 제안을 북측에 내놓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