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법 간부 일가족 탈북사건에 비상
2019.12.27
앵커: 북한 남포특별시에서 사법기관의 현직 간부가 가족과 함께 갑자기 사라져 국경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입니다. 북한당국은 탈북한 사법 간부의 사진과 가족의 신상정보를 담은 전단지를 국경지역에 뿌리고 이들을 체포하는 데 혈안이 되어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4일 “요즘 중국과 마주한 평안북도 국경지역이 며칠 째 발칵 뒤집혔다”면서 “남포시 보안부의 현직 간부가 가족과 함께 없어진 사건이 국가보안성에 보고되면서 이들을 반드시 체포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하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신의주와 용천군 국경지역에는 평안북도와 남포시 보위부, 보안부가 동원되어 국경경비대와 연계해서 국경초소들을 완전 장악하고 국경 일대를 수색하면서 사라진 사법 간부를 체포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면서 “서해 바다로 나가는 어선들도 출항이 전면 금지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안북도 국경일대에는 행방불명된 사법간부와 일가족의 사진들이 곳곳에 나붙고 이들의 자세한 신상특징까지 밝혀졌다”면서 “조국을 배반하고 탈북하려는 이 자들을 발견하면 국경군부대군인들과 주민들은 즉시 손전화로 신고할 것을 지시하면서 살벌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남포항에는 서해바다를 통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큰 배들이 많지만 사법 간부는 일부러 가족 동반의 안전한 탈북을 위해 친척집 결혼식에 간다는 구실을 만들고, 중국과의 국경지역으로 이동해 잠적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6일 “양강도 국경지역에도 일주일 째 아래지역에서(내륙지역) 큰 간부가 가족과 함께 탈북을 시도했다며 이들을 체포하느라 소란스럽다”면서 “혜산 역전과 지역 동사무소마다 이들의 사진과 신상명세가 크게 나붙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강 건너 중국과 마주한 압록강 가까이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탈북하려는 사법 간부를 돈을 받고 숨겨주거나 도강에 협조하면 반역자로 처단한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새벽이면 수시로 가택수사를 벌리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서해바다의 수출항구로 유명한 남포시에서 보안부 현직 간부라면 외화도 많을 것이고 이미 국경경비대 고위간부에게 거액의 달러를 찔러주고 치밀하게 탈북을 준비했을 것”이라며 “잠적한지 며칠 되었다면 벌써 중국을 벗어나 제3국으로 갔을 텐데 괜히 주민들만 들볶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간부들 속에서는 국내외 정치정세가 불안한데다가 쩍하면 출당 철직을 일삼는 김정은체제에 불만을 품고 탈북을 생각하는 간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