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건강 간염환자보다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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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탈북자 만명 시대를 지나면서 남한에서는 이들 탈북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 조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 서울대학교는 그동안 작은 규모로 진행돼온 탈북자 건강 조사에서 벗어나 200명이 넘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큰 규모로 조사한 결과 건강 상태가 감염환자보다도 나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탈북자 2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최명애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것으로 이들 연구팀은 탈북자 2백여명을 뽑아 이들의 일반건강과 정신건강, 신체기능 등 8개 항목을 조사했습니다.

8백점 만점에 이들이 받은 건강점수 435점으로 이같은 점수는 509점이 되는 남한의 간염환자의 것보다 낮고 심지어는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의 491점보다 적은 수칩니다.

조사를 담당한 최명애 교수는 탈북자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최명애 : 남한에서 산다는 것이 힘들다는 거죠. 정서적인거나 신체적인 거나.

이들이 남한에서 갖게 된 질병은 북한에서부터 갖고 있거나 탈북의 긴 과정에서 제 3국에 머무르는 동안 앓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조사보다 앞선 2년전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내놓은 바 있습니다.

2년전 조사로는 탈북과정에서 인신매매라든지 더욱 혹독한 환경속에서 제대로 먹지 못한 여성들이 남성보다 건강이 더욱 안 좋다는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처럼 질병을 갖고 있어도 경제적 부담 때문에 탈북자들이 병원을 자주 이용하기는 힘든 게 현실입니다. 탈북자들은 남한으로 온 후 2년까지는 무상으로 의료혜택을 받지만 2년이 지나면 스스로 의료보험비를 내야 합니다.

탈북자단체 숭의동지회의 김혜은 총무부장의 말입니다.

김혜은: 솔직히 많이 아파도 병원가기 힘들어 하죠. 약값도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의료보험 계산이 안 되니까 아파도 병원 못가는 사람 많다.

이 때문에 탈북자들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한 보다 실질적인 의료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혜은: 무상의료혜택 기간을 늘려주거나 평생 무상 지원해줬으면 하는 입장이죠.

탈북자들이 제대로 된 직업을 갖기에는 시간이 걸리고 그러다보니 건강을 돌보지 못하고 이는 다시 그나마 갖고 있던 직장을 떠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돼서 건강문제가 탈북자들에 대한 고용지원금이나 취업장려금보다 우선 돼야한다고 서울대 통일연구소 박정란 선임연구원은 강조합니다,

박정란: 고용지원금과 취업장려금 등, 그게 실효성 거두려면 새터민 건강문제를 비롯한 여건에 맞는 직업을 찾아서 직업훈련 받도록 해야 하고.

더욱 심각한 것은 북에 가족을 남겨놓고 온 탈북자들은 건강이 더욱 안 좋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3월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연구 조사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연구결과에 따르면 북에 가족을 남겨둔 탈북자의 건강 상태는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북을 떠나온 탈북자들에 비해 많게는 5배나 건강이 안좋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도 탈북자들이 흔히 앓고 있는 질병 가운데 20% 정도가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을 갖고 있었고 이같은 정신적 질환은 북한에 남겨둔 가족 걱정과 남한에서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탈북자들의 육체적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는 이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도록 적응력을 높여줘야 한다는 지적이고 이같은 적응력 향상은 어느 단체나 개인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제도적인 보완을 서두르고 무엇보다 이들을 바라보는 남한 국민들의 시선도 이제는 편견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울-최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