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탈북자문제, 국제적 연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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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국에서 벌어지는 탈북자문제는 더 이상 남한정부가 독자적으로 떠안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남한일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탈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 등 국제적 기구와의 연대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4월 말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서 400여명의 탈북자들이 집단 단식농성을 벌였습니다. 이민국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이 이들 탈북자들이 단체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집단행동의 이면에는 하루 빨리 자신들이 원하는 국가로 가고자 했던 욕구가 더 컸을 거라고 탈북자 지원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태국에서의 탈북자 집단 농성 사건은 지난 2004년 7월, 남한 정부가 베트남에 체류 중이던 탈북자 460여명을 한꺼번에 전세기 두 대를 동원해 데려왔던 일을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올 수 있었던 하나의 경유지였던 베트남에서 적체현상이 벌어져 그 수가 급격하게 늘었던 겁니다. 베트남에서 전세기를 타고 남한에 왔던 한 탈북여성에게 당시 심리적 상태는 어땠는지 들어봤습니다.

빨리 빨리 한국에 갔으면 하는 것이 제일 바램이었습니다. 거기 있다가 어느 때 또 들이 닥쳐서 잡히겠는지..거기 있으면서 위생시설이나 자는 것은 다 좋았지만 거기는 더운 나라예요. 그런데 우리는 밖에 나갈 수도 없고 그러니까 빨리 한국으로 가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이 탈북여성이 베트남에서 남한에 도착하기까지 걸렸던 기간은 5개월. 3층짜리 건물에서 120여명의 탈북자들이 합숙을 했었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큰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었는지도 들어봤습니다.

빨래는 커다란 세탁기가 있어서 어느때건 사용을 할 수 있었고 방마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같이 있어서 목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들 생리대나 속옷, 잠옷은 베트남에서 사장님이 다 사줬어요. 운동은 못해요. 운동이란 것이 층층계가 있으니까 올라가고 내려가고 그것도 크게 뛰면 안 되니까 걷기 운동하는 것이 전부고 자기별로 누워서 요가도 하고 최대한으로 정숙을 보장해야 하니까 서로 조심하고 했죠.

이 탈북여성은 3년 전 베트남에서의 상황을 떠올리며 하루, 하루 기다림의 시간이 무엇보다 견디기 힘들었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몰랐기에 답답했었습니다.

우린 몰랐습니다. 한국정부에서 도와주는 줄 모르고 그냥 사장들이 우리를 잘해줘서 보내주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정부에서 도와줬구나, 베트남에서 그렇게 해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절차 과정에 대해서는 다 비밀이기 때문에 우리는 몰랐습니다.

2004년 베트남에서는 현지 한인교민들에 의해 민간인 주택에서 460여명의 탈북자들이 보호를 받았습니다. 이에 반해 이번 태국에서는 이민국 수용소에 탈북자들이 수용돼있습니다. 베트남에서와 태국에서의 탈북자들이 처한 상황은 달라도 최종 목적국가로 가기 위한 경유지라는 점은 같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탈북자들을 보호했던 현지 교민 유경수씨가 이번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서의 탈북자 집단농성 사건을 보는 시각은 남달랐습니다.

유경수: 우리는 여기 온 사람들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최대한의 배려를 해줬습니다. 그런데 거기는(태국) 자기들끼리 새우잠도 자야 한다고 하니까 우리하고는 틀리지만 그 사람들도 지금까지 쌓여 있던 것이 폭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이번 태국 이민 수용소에서의 탈북자 집단농성 사건에 대해 일부 남한 탈북자 지원단체는 제3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걱정하기도 합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의 말입니다.

도희윤: 우리나라가 예전에 베트남에서처럼 몇 백 명을 전세기를 동원해서 한꺼번에 데려오는 문제...이문제가 그 이후에 파장들이 컸습니다. 그것은 결국 북한을 자극함으로 해서 그들에게 명분을 제공을 해서 상당기간동안 베트남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또 다른 탈북자가 유입되는 것이 차단되는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한반도의 문제가 아니고 이제는 이 문제는 유엔이 국제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용소의 부분이나 그 내에서의 인권적인 상황, 환경의 상황을 만들어 나가는 쪽으로 가야 되는 것이지...

탈북자 문제는 이제 남북한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경유지가 되고 있는 중국이나 태국 등 관련 국가들과의 협의가 필요한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제 3국의 탈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한내 탈북자 지원단체와 정부 그리고 국제기구가 긴밀하게 연계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도희윤: 그들이 신속하게 조사를 하고 그리고 나서 그들이 원하는 지역과 국가로 빨리 보낼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서 현재 주제국인 당사국, 태국이면 태국, 베트남이면 베트남, 몽골이면 몽골에서 그 주재국에 하루 속히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국제적인 차원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앞으로 탈북자문제를 푸는 중요한 고리가 아니겠는가,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거친 후 남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최종 출발지를 태국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태국 수용소에서의 탈북자 집단 농성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소지가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서울-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