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첫 독주회

200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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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수일 chuns@rfa.org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씨가 목요일 밤 서울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습니다. 북한과 남한에서 피아노 20여년 연주경력에 개인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수일 기자가 연주회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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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독주회를 갖고 있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씨 - RFA PHOTO/전수일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개인 콩쿨 피아노 부문 2위에 입상했던 경력에 걸맞게 이날 김철웅씨는 차이코프스키의 4계중 겨울을 묘사한 트로이카를 첫 곡으로 연주했습니다.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천 아트홀 공연장에 모인 500여명의 청중들은 김철웅씨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열렬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차이코프스키 곡에 이어 쇼팽의 감미로운 야상곡이 계속 됐습니다.

원래 연주회 프로그램에는 쇼팽의 야상곡 다음 순서로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곡이 연주될 것이었지만 당일 바뀌었습니다. 독주가 아닌 이중주곡으로 모차르트 피아노 콘체르토를 택한 것입니다. 그 이유를 김철웅씨 본인이 설명했습니다.

김철웅: 제가 왜 오늘 이 곡 을 넣었냐면 한 친구를 소개하고 싶어서입니다. 이 친구도 역시 평양 음악대학 출신입니다. 그리고 저의 후배입니다. 한 8개월 전에 대한민국에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모든 곡들이 있지만 이 친구와 함께하는 이곡을 선정하면서, 한국에 와서 평양 음대생들이 음악회를 둘이서 같이 듀엣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이것은 얼마 멀지 않아 통일이 된다는 신호 같습니다. 김지우씨로 예쁘장한 여자분입니다.

이날 김철웅씨는 모두 7곡을 연주했습니다. 외국곡 3개와 북한곡 4개. 북한곡 순서가 시작됐습니다. 어깨춤이 절로 나오게 하는 흥겨운 ‘돈돌라리’ 연주입니다.

음악 삽입: 돈돌라리 연주

함경도 북청지방 사람들의 가무놀이 민요로 유명한 이 돈돌라리는 현대식 무용곡과 가요, 그리고 바이올린곡등으로 다양하게 편곡 창작됐는데, 김철웅씨가 연주하고 있는 이 곡은 그가 다녔던 평양음악무용대학에 근무하며 보천보.전자악단의 피아노 주자와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민예술가 ‘전곡’씨가 피아노 곡으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음악 삽입:아리랑 소나타

이 격정적인 곡은 한민족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입니다. 김철웅씨가 본인의 인생의 질곡과 한을 담아 북한 주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생각하면서 직접 편곡했다고 합니다. 이 곡은 김씨가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열렸던 ‘북한인권 국제회의’와 올해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재즈 페스티벌에서 연주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또 이날 독주회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당초 프로그램에 없던 곡이었습니다. ‘조선은 하나다’. 노래 가사가 반미적이라서 남한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법하지만 자신은 멜로디만 들려주겠다는 농담에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김철웅: 가사는 절대로 제가 안 전달합니다. 제가 멜로디만 전달합니다. 청중 웃음. 근데 제가 이 멜로디를 전달하는 이유는 북한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겁니다. 이 곡 역시 평양무용대학교 후배인 김지우씨와 이중주로 연주했습니다.

연주가 끝난 뒤, 감동에 젖은 얼굴을 하고 있는 청중 몇 사람에게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여자관객: 저는 김철웅씨를 일본에서 알았어요. 한국에 사는 사람이 아니고. 일본의 어떤 모임을 통해서 알게됐는데 그때 피아노 연주를 듣고 너무 감동하게 되어 그 뒤로 연락을 해오다 이번에 연주회가 있다고 해서 왔어요. 저한테는 굉장히 쇼크였고 첫 연주들으면서 눈물이 막 났다. 일본 손님들이 많이 있어서 울지도 못하고 참느라고 혼 났어요. 저는 이북에서 온 분이시라고 하길래 ‘아, 이북에서 온 분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피아노 연주를 듣고나서는 제 생각이 모든게 바뀌게 됐습니다.

남자관객: 피아노가 어떤 사람들이 격렬하게 말하는 것처럼 자기의 살 소리를 낼 수있게 연주한 다는 것이 상당히 경지가 높은 데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날 독주회를 관람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이 김철웅씨의 어머니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가 봤습니다. 평양에서 대학 교수를 지낸 김철웅씨 어머니는 성황리에 끝난 아들의 독주회에 연방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습니다.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김철웅 씨 어머니: 이렇게 남한에 와서 우리 아들이 독주회를 하는 것을 보니까 또 여러분이 이렇게 많이 와주시고 하니까 너무 고맙구요. 정말 눈물이 나도록 감동스럽고 조국통일이 빨리 됐으면 하는 바람을 더 어떻게 얘기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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