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현장에서 활약하는 탈북자 관광안내원과 가수

파주-전수일 chuns@rfa.org

한해 6백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한국 관광에서 빠뜨리지 않고 가는 곳이 남북분단의 현장인 통일전망대와 임진각입니다. 이곳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탈북자 관광 안내원과 탈북자 가수의 현장 활동을 전수일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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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현장에서 활약하는 탈북자 관광안내원 - RFA PHOTO/전수일

탈북자 관광안내원 최명희: 김정일은 정권을 이어받으면서 북한이 강성대국이 되려면 군대의 지도권을 틀어쥐고 그에 의거해서만 사회주의 경제 전반을 밀고나가는 선군정치를 실시하였습니다.

여기는 북한의 임진강과 남한의 한강이 합류하는 서 부 전선의 최북단 지점에 세워진 오두산 통일전망대 안입니다. 탈북자 관광 안내원인 최명희씨가 북한 전시실에 있는 북한 체제와 생활을 보여주는 전시품 앞에서 김정일 선군정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해 또 다른 통역안내원이 곧바로 그의 조선말 설명을 일본어로 다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북에 남아있는 가족의 신변안전상 가명을 사용한 최씨는 작년 6월 필리핀을 통해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2005년 중국 청도에서 잡혀 강제북송 될 뻔하기도 했던 그는 북한에서 7년 동안 방사포병으로 근무했고 대학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민은 물론 사병들도 굶주리게 하는 북한체제에 신물이 나서 북한을 탈출했다고 합니다.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북한의 식생활 전시품 앞에서 설명합니다.

최명희: 많은 식량지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은 직접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식량을 받은 것은 모르고. 저희 군인들은 쌀을 받았는데, 쌀을 받아 밥을 하니까 풀기가 하나도 없어서 입에 넣으면 모래알 씹는 심정이어서 저희 군인들은 굳이 정부에서 교육을 하지 않아도 남한이나 미국이 경제지원 한답시고 영양 칼로리 다 뽑은 쌀을 보내줬다고 떠들어 댔습니다.

또 최씨는 북한 생활상을 설명하는 중에 김일성 김정일 뱃지와 북한 지폐를 직접 일본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만져보게 합니다.

최명희: 보시면 북한의 돈입니다. 북한은 이렇게 돈에도 김일성 초상화가 사람의 심장이 왼쪽에 있듯이 이렇게 왼쪽에 있고 최근년에 나온 돈에는 시신이 안치돼있는 금수산 기념관이 있어서 북한에선 돈 관리를 이렇게 반듯하게 펴서 잘해야지 꾸기거나 찢어 관리를 잘못했다간 사상이 나쁜 사람으로 분석합니다.

일본 여성 관광객들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젓습니다. 통일전망대 관람이 끝나고 일본에서 정년 퇴임후 관광왔다는 노인에게 북한전시실을 본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그는 일본 방송 언론은 통해 탈북자들과 그들의 탈출 여정에 관한 실화를 봤다면서 분단의 현장에와서 좀더 많은 북한에 관한 정보를 얻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에 관해 관심이 많은데 그와 관련해서 김정일의 얘기가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인지 매우 궁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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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 있는 북한 실향민들을 위해 세워진 임진각에 왔습니다. 6.25전쟁 때 한국군 포로들이 자유를 찾아 귀환한 ‘자유의 다리’와 그 뒤에 있는 끊어진 다리위로 마침 기러기들이 날고 있습니다. 자유의 다리와 실향민들이 매년 명절때면 북녘 고향을 향해 절을 하는 망배탑에서 간단히 사진을 찍은 관광객들은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인근의 불고기 집 식당에 도착합니다. 식사를 마친 관광객들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탈북자 박성진씨의 노래와 연주를 듣습니다.

박성진: 저는 2003년도에 북한을 탈출해 2006년도 한국에 정착한 박성진이라고 합니다. (노래 ‘임진강’)

일본 관광객들의 호응으로 근래 임진각 관광 코스에 들어가게 된 박씨의 연주회는 관광일정중 가장 인기 있는 순서입니다. 박성진씨는 이날 소해금으로 아리랑을 연주하고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해 자신의 기타반주로 북한 노래 한곡과 일본노래 두곡을 부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진강이란 노래를 조선말 먼저, 그리고 나서 일본어로 부릅니다.

노래 끝난 박성진씨가 일본인 관광객들을 위해 노래 부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려줍니다.

박성진: 내가 왜 여기와서 노래를 하는지. 집은 저쪽 북한인데. 저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이런데 와서 외국인들에게 민족의 슬픔과 아픔을 알리고 국제적으로 도움을 받고 해서 온 세계가 알아서 하루빨리 통일이 앞당겨지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노래도 부르고 북한의 생활도 알리고.

일본사람들의 반응은?

박성진: 굉장히 좋다. 저번에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 ‘북한에서도 이렇게 노래를 하냐?’ 먹고 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노래를 하냐? 고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 특히 교포분들은 주머니에 돈더 막 넣어주시고. 주소도 적어주시고.

식당 한쪽에 앉아있는 최명희씨에게 똑같은 질문을 해봅니다.

최명희: 일본분들도 나이 많으신 분들은 북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또 북한에 대해 사죄하고. 저한테도 무릎 꿇은 분이 계시다. 30년간 저희 북한을 통치하지 않았나? 현재까지도 저한테 두 번씩이나 명절 때마다 카드를 보내시고 선물도 사고 보내시고, 항상 죄스런 마음이라면서 일본 때문에 저희들에게 아픈 고통을 주었다면서.

휴전선 근처 관광이 끝났습니다. 일본 동경외국어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한 여학생에게 관광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이 학생은 일본 방송에서 남북한 관련 보도를 봐왔지만 오늘 직접 와서 비무장지대 인근의 많은 철조망과 군사초소들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남북간의 긴장감이 더 많은 것 같고 분단의 벽은 좀 더 높게 느껴졌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