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수일 xallsl@rfa.org
남한 내 탈북자들의 실업률은 일반 국민보다 다섯 배에서 여덟 배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탈북자들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남한의 민간 연구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 4일 펴낸 “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도 최저생계비 수준을 맴도는 탈북자들이 절반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수일 기자가 북한인권정보센터의 허선행 인권연구실 국장을 만나 남한내 탈북자들의 취업과 실업, 그리고 소득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작년 12월, 탈북자 400명을 상대로 직접 가정방문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중 17퍼센트 가까운 사람들이 아직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한국 전체의 일반국민들의 실업률은 3퍼센트를 조금 넘는 정도였습니다. 탈북자들이 일반 사람들보다 다섯 배나 많게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였습니다. 그보다 1년 전에 조사했을 때에는 여덟 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탈북자들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허선행 국장은 무엇보다도 한반도 분단이후 남북한 사회 발전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허선행: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사회가 선진국 수준에 달할 만큼 많이 발전해 있다. 탈북자들이 경험한 북한 사회라는 것이 한국의 경제 사회와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보니 북한에서 배운 지식 기술 경험 같은 것이 한국사회에 적용되기 어렵다. 그래서 남한에서 직업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2005년 12월부터 매 6개월마다 세차례 실시한 조사결과 탈북자들의 실업률 수치는 점차 감소했습니다. 첫 번 조사에서는 27퍼센트, 두 번째 조사 결과 22퍼센트 세 번째 조사에서는 17퍼센트 정도로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실업률이 1년 사이에 10퍼센트나 떨어진 것입니다.
허선행: 2005년부터 정부의 탈북자 지원 정책이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탈북자들의 자활을 목적으로 한 정책으로서 직접적인 현금을 지급하는, 모두에게 돌아가는 공통적인 정착금 수준을 낮추고 그 대신에 취업자나, 자격증 취득자등 한국 사회 정착에 노력한 탈북자들에게는 추가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됐다. 그런 것들이 탈북자들의 한국사회정착에서 일을 하도록 유도하는 요인이 된 것 같다.
허 국장은 그밖에도 정부에서 탈북자들이 정규직 취업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고용주들을 지원하고 취업알선을 돕고 있는 것을 탈북자 지원정책의 또 다른 질적인 변화로 꼽았습니다. 탈북자들이 한 업체에 취업해 1년이상 지속적으로 근무하면 정부가 탈북자 월급의 절반을 해당 업체 고용주에게 지급해주는 이른바 고용지원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또 탈북자들 개인들에게는 취업보호담당관을 붙여줘 이들이 취업알선을 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취업 알선을 받아 직장을 확보하는 과정에 늘 부딪치는 장애가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취업에 가장 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한국사회, 특히 기업체 고용주들의 편견이라고 합니다.
허선행: 한국사람들의 선입견. 취직시 조선족 신분으로 가장. 북한출신이라고 하면 겁을 내거나 두려워하는 경향 때문이다. 또 1만여 명의 탈북자중 소수의 탈북자들의 좋지 못한 것을 보여줘서 그런 점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업주가 탈북자 고용을 꺼려하는 경향이다.
좋지 못한 모습이란 2천년 이후부터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탈북자들이 사회 적응 과정에 저지르는 범죄행위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허 국장은 설명합니다.
80퍼센트가 넘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두 가지 분야의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서비스 판매직종이고 또 하나는 기계조작.조립.단순 노무 직종입니다. 서비스 판매직종은 대체로 음식점이나 식료,잡화가게에서 일하는 것이고 단순 노무직종은 주로 공장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월급이 많지 않습니다.
탈북자 절반은 개인당 월 소득이 백만원, 미국돈으로는 1천 달러 이하이고, 또 3분의 1은 100만원에서 150만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 소득에는 대부분 정부가 지급하는 생계보조비 34만원이 포함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일하고 받는 월급은 100만원 소득자의 경우 66만원밖에 안됩니다. 한국정부가 책정한 1인가족 최저생계비가 65만원이니 결국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최저생계비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다는 얘깁니다. 때문에 월급 수준에 대해 탈북자들은 대체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허 국장은 전합니다.
허선행: 소득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절반 이상 약 60% 이르는 탈북자가 불만족 하고 있었다. 일에 하는 것에 비해 받는 것이 적다는 불만이었다. 그래도 남한에서 이런 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직장을 갖고 있는 것 자체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도 많다. 한국사회 생활 전반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
공장 근무시간은 보통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입니다. 하지만 적은 월급에 보태기 위해 근무 시간 이외에 추가로 일하는 탈북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허선행: 그렇지만 밤에도 근무하고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 그 경우 월급에다 밤에 일하면 잔업수당, 토요일 일요일에 근무하면 특근수당으로 평소 일하는 것 보다 2배 3배를 추가로 받게 되므로 일하는 시간에 대해 불만 없다. 그런 기회가 있으면 대체로 주말에 일하는 것을 많이 하는 편이다.
탈북자 대부분이 임금 근로자이지만 자기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차례 조사결과 그 비율은 7퍼센트에서 4퍼센트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것은 개인 사업체를 벌이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가 크기 때문이라고 허 국장은 설명합니다.
허선행 국장은 남한 사회정착이 쉽지는 않지만 탈북자들은 이곳에서 일궈보려는 꿈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직장을 얻어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는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금의환향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허선행: 이분들이 모두 지금 북한에 가서 살 것이냐 물으면 그러지 않겠다고 답을 하지만 앞으로 북한이 변화하면 고향에 돌아가 살겠냐는 물음에는 대부분 살겠다고 한다. 또 여기 한국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고향에 돌아가 고향 발전에 사용하고 싶다고 많이 말한다. 그리고 한국사회에 바라는 것은 북한사람들을 다른 특별한 시선으로 보지 말고 한국사람들과 똑같이 같은 사람으로 대해주고 같은 사람으로 살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