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을 졸업한 노동자에게 임금을 더 많이 주자고 제안했습니다. 북한이 자본주의 체제를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기업들이 북한 노동자에게 학력별로 임금을 달리 지급하는 방안을 북한이 지난 12월 남한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 많이 배운 노동자들에게 고졸자들 보다 10퍼센트에서 30퍼센트 정도 임금을 더 많이 주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핵 문제 등으로 입주 후 지금까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남한 기업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개성공단은 현재 단순 노동력이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대졸 노동자는 필요치 않다고 잘라서 말합니다.
김규철: 입주 기업들 입장에서는 생산성하고 관계가 없잖아요. 똑같은 단순한 업무니까. 전문대 졸업이건 대학 졸업이건. 그렇기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김 대표는 여기에 덧붙여 노동력을 제공하는 당사자는 북측이기 때문에 북측이 고학력 노동자를 아예 개성공단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되묻습니다.
김규철: 입주 기업들 의견을 종합해 보면 누가 단순한 업무에 고학력자를 추천하라고 했느냐...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거에요.
개성공업지구에 관한 법률 중 노동과 보수규정을 보면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은 주당 4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월 최저 50달러이며 임금을 올릴 경우 전년도의 5%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액 임금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규정은 2003년 9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 제2호로 채택됐습니다. 북한이 스스로 만든 규정이란 말입니다. 자신들이 만든 규정에도 위배되는 이런 요구를 설령 남측이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지난 95년 남한으로 넘어와 한국전력에서 일하고 있는 탈북자 허광일씨는 만약 노동자들의 급여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이 돈이 노동자들 손에 들어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제안은 정부 차원의 외화벌이 수단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단정합니다.
허광일: 결국 남한의 돈을 뜯어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해석도 있습니다. 북한의 이런 태도가 자본주의를 배워가는 하나의 상징적 신호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의 홍순직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홍순직: 학력의 차이에 따라서 급여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북한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배우는 과정 중의 하나다..
북한은 지난해 말에 대졸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해줘야한다고 남한 정부에 대해 운을 뗐고 이에 대해 남한 정부는 입주 기업들의 냉담한 반응을 가감 없이 북에 전달했다고 남한 정부 당국자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서울-박성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