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체류 월북미군, 북한 떠날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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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2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근무지를 이탈해 북한에 넘어간 뒤 현재 북한에서 생활하고 있는 미국인 조 드레스녹(Joe Dresnok)씨의 이야기가 오는 28일 미국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선보입니다. 북한에 남아있는 유일한 생존 미군출신인 드레스녹씨의 얘기에 미국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의 3대 텔레비전 방송 가운데 하나인 CBS방송은 영국인 감독 대니엘 고든(Daniel Gordon)이 만든 기록 영화 ‘휴전선을 넘어’(Crossing the line)에서 이뤄진 드레스녹 씨와의 일부 인터뷰 내용을 오는 28일 유명한 시사프로인 ‘60분’을 통해 소개할 예정입니다. 영화 ‘휴전선을 넘어’는 지난 22일부터, 미국 유타 주에서 열리고 있는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Sundance) 영화제에 출품돼 있습니다.

CBS의 방송 예고편을 보면, 올해로 북한에서 생활한 지 40년이 넘은 드레스녹 씨는, 북한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제는 북한이 집 같이 편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Dresnok: (I've studied their revolutionary history, their lofty virtues about the great leader, little by little I become to understand the Korean people...)

"북한의 혁명역사와 위대한 지도자의 덕을 공부했습니다. 조금씩 북한사람들을 이해하게 되더라구요. 수십억 달러어치의 금을 준다고 해도 북한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북한이 편해요,"

드레스녹 씨는 21살이던, 지난 1962년 8월,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중 휴전선을 넘어 월북했습니다. 당시 드레스녹 씨는 자신의 아내가 떠나자 한국 여성을 만나기 위해 부대를 이탈했다가 군법 회의에 회부될 지경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월북을 했습니다. CBS에 따르면, 드레스녹 씨는 월북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습니다. “내 삶은 다 끝났다, 이제 갈 곳은 오로지 하나, 북한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두려웠습니다. 살 지 죽을 지도 모르는데. 지뢰밭에 발을 들여놓고 북한 땅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됐을 때, 땀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찾아 월북했습니다.”

드레스녹 씨는 북한에서, 3명의 다른 월북 미군들을 만나게 됐는데, 이들 모두, 북한 선전물에 출연했습니다. 3명의 월북 미군들 중 두 명은 이미 사망을 했고, 다른 한 명인 로버트 찰스 젠킨스 씨가 재작년 부인이 있는 일본으로 가게 되면서, 드레스녹 씨는, 북한에 생존한 마지막 월북 미군이 됐습니다.

드레스녹 씨는 특히 젠킨스씨가 북한을 떠난 뒤 재작년 CBS 방송의 60분에 출연해, ‘북한에 있을 때 북한 당국자들의 명령을 받고 드레스녹이 자신을 구타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반박했습니다. 드레스녹 씨는 젠킨스 씨가, 계급이 높다는 핑계로 자신을 못살게 굴어서 주먹을 두 번 날린 적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월북 미군이지만, 북한 생활에 대한 드레스녹 씨와 젠킨스 씨의 진술은 정반대입니다. 드레스녹 씨는 북한이 편해서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젠킨스 씨는, 북한 생활은 한 마디로 지옥 같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젠킨스 씨는 CBS ‘60분’에 출연해서, 북한 생활을 회고하며 “죄 값을 치른 것 같다,” “그동안 많은 실수를 저지르며 살아왔지만, 월북한 것이 최악의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젠킨스 씨는 일본인 소가 히토미 씨와 결혼할 때까지 북한 공산당 간부들에게 북한 여성 1명을 배정받아, 한 달에 2번씩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번은 ‘당신들이 참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대꾸를 했다가 몰매를 맞았는데, 너무 심하게 맞아 이빨이 아랫입술 사이로 튀어나오기까지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번 기록영화를 만든 영국인 대니얼 고든(Daniel Gordon)감독은, 지난 2002년, 동료인 니콜라스 보너(Nicholas Bonner)와 함께 1966년 월드컵에서 8강 까지 올랐던 북한 축구 대표팀을 다룬 영화 ‘일생일대의 승부’를 제작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2003년에는 집단체조에 참가하는 두 명의 어린 북한 체조선수를 그린 영화 ‘어떤 나라’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차기작인 ‘휴전선을 넘어서’는, 지난 60년대 남한에서 복무하던 중 탈영해 북한으로 넘어간 4명의 미군에 대한 이야기인데, 특히 북한에 생존해 있는 마지막 월북 미군인 드레스녹씨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