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개선이 없이 이뤄지는 대북경제지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미첼 리스(Mitchell Reiss) 전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주장했습니다. 남한은 북한에 경제적 지랫대를 가진 만큼 이를 북한인권 개선은 물론 핵문제를 푸는 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인권 문제가 소홀히 취급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데요.
맞습니다. 사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정권의 경제 실정으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누구다 다 압니다. 때문에 경제지원에 앞서 북한인권 문제부터 해결돼야 하고,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당연히 우선순위로 거론됐어야 한다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끔찍한’(terrible) 북한인권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드시 거론했어야 합니다.
노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앞서 인권변호사로 평판이 있던 분 아닙니까? 공개적이든 사적인 자리가 됐던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반드시 거론해야지요. 대북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의미있는 일거리를 만들어주고, 또 쾌적한 생활을 마련해준다는 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요. 그러나 이런 북한 정권에 주는 이런 경제적인 지원이 개별 북한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지요. 북한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런 근본적인 상황을 고려해볼때 남한의 대북경제 지원문제도 아주 조심스럽고 회의적인 시각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한의 일방적인 대북 경제지원이 6자회담의 김을 빼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말씀하신대로 이런 일방적인 경제지원이 기존의 6자회담의 힘을 빼놓는다는 점이 더 우려됩니다. 북한으로 하여금 진정으로 핵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지랫대가 바로 경제지원아닙니까. 그런데도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도 앞서 남한이 경제지원을 주겠다고 한다면 북한으로선 핵을 포기할 동기가 훨씬 적어지는 셈이죠. 불쌍한 북한주민을 하루빨리 경제적으로 도와주고 싶은 정서는 이해가지만 이번의 경제지원은 오히려 현 6자회담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남한은 북한에 경제적 지랫대를 가진 만큼 이를 북한인권 개선은 물론 핵문제를 푸는 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평화문제만 해도 북한의 신뢰구축이 우선돼야 신중치 못한 접근에 대해서도 비판의 소리가 있는데요.
맞습니다. 사실 평화선언만 해도 북한이 신뢰를 구축하려는 진정한 이행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별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비무장 지대에 집중돼있는 북한 군을 뒤로 뺀다든가, 그래서 더 이상 비무장 지대에서 남북양측 군인이 충돌하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죠. 북방한계선 문제도 여기에 속하는 문제죠. 이런 걸 북한이 확실히 취해줘야 남한과 주변국과 평화롭게 살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는 겁니다. 단순한 평화선언은 이런 문제들을 덮어버리는 무익한 겁니다. 달긴 하지만 아무런 영양가가 없는 사탕처럼 말입니다. 어찌보면 이런 건 북한 입장에서 보면 선전효과만 가져다준다고 볼 수 있죠.
이번 정상회담은 7년만에 열리지만 국내외적으로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두 정상이 굳이 회담을 갖게된 배경을 어떻게 봅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자신의 평화와 번영, 포용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봅니다. 특히 임기를 몇 달 남겨두지 않고, 또한 자신의 인기가 아주 저조한 상태에서 말입니다. 김정일로서는 전세계에 웃는 모습의 호감인상을 주고, 실제는 주변국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그릇된 안보관을 심어주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