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강조한 남북정상간 합의는 경제협력에 관한 미국과 한국의 시각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미국의 전직 관료들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합의 이행은 남한의 다음 정부가 핵문제와 경제협력을 어떻게 연계시킬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의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에 관한 미국과 남한의 시각차이가 드러났다고 평가합니다.
Reiss: (Washington believes that all of these things can happen after the North has committed itself irreversibly to the denuclearization path and has undertaken significant steps to rid itself of nuclear weapons.)
“미국은 남북 경제협력 확대와 종전선언 모두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비핵화를 약속하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중대한 조치를 취한 다음에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에 남한은 북한이 핵야망을 포기하기로 결단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싶어 합니다.”
리스 전 실장은 장기적으로 해주 경제특구와 개성공단 사업이 진행될수록 미국과 남한이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산 제품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시장에서 관세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남한에서 높아지겠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 경제협력에 큰 비중을 뒀습니다.
백종천: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황해남도 해주를 경제특구로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북한의 서해 최남단 항구인 해주는 시멘트 공장과 대형 제련소, 화학 공장 등이 있는 공업도시이기도 합니다. 개성공단에서 80킬로미터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남한 인천항과 직항로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경제특구 개발에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남북 정상은 개성공단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1단계 공단 건설을 빠른 시일 안에 끝내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남한 기업들이 지적해온 통행, 통신, 통관 이른바 3통 문제도 빨리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앞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을 밝힌 것이어서, 실제로 언제 해주 경제특구 건설과 개성공단 사업 확대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입니다.
Noland: (This is really going to occur on the watch of the next S. Korean president.)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 경제협력 사업들은 내년초 한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나 실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남북 공동선언을 보면 북한 핵과 경제협력이 연계돼 있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새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원치 않은 남한의 재계 관계자들도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섣불리 뛰어들 기업은 찾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대규모 경제협력 사업은 정치 군사 문제가 먼저 풀려야 가능한 만큼, 남한 기업들도 당장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설명입니다. 현재 남한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내고 경제개방을 단행하기 전까지는 북측과 어떠한 거래도 맺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