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난, 수출 늘리고 식량 수입 늘려야 해결 돼”


2007.04.02

북한의 식량난은 식량자급을 강조하는 정책의 실패가 원인이기 때문에 북한 경제부흥을 통해 광물이나 공업제품의 수출을 늘리고 필요한 식량을 수입해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북한 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박사가 주장했습니다.

noland-200.jpg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Marcus Noland) 선임연구원 - RFA PHOTO/이진희

미국의 유수한 민간연구기관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2일 ‘북한의 기근: 시장, 원조 그리고 개혁’이라는 책 발간 기념 강연회에서 기근은 단순히 식량이 없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의 경우 식량 배분 정책이 기근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Noland: (The origin of the famine lies in the Korean state's misguide to attempt to achieve the understandable goal of national food security through self-sufficiency.)

"북한 기근의 근본 원인은, 북한 당국이 소위 “자급자족”을 통해 식량을 확보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민간 시장 거래를 금지시켰고, 식량 생산과 수입을 통제했고, 공공분배체계라는 것을 통해, 도시 주민들에 대한 식량 배급도 통제했습니다. 북한은 비료나 농약 등 산업 생산물에 의존하는 농업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말, 북한의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북한 농업 생산량도 줄어들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식량 생산이 줄어들면서, 북한 당국은 수출을 늘려 외화를 확보해 식량을 수입하거나, 식량 수입을 위해 돈을 빌리는 대신, 식량 소비를 축소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당국은 ‘하루 두 끼 먹기 운동’을 벌이면서 식량배분을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특히, 지난 90년대 중반, 북한에 기근 사태가 닥치면서, 외국으로부터의 원조가 들어오자, 북한 당국은 상업적 식량 수입을 줄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외국의 원조를 자국의 식량 공급을 보충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중요한 산업적 업무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사용했다는 설명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이 외국의 원조를 받기 전인 1993년 정도의 식량 수입 수준을 유지했더라면, 북한에서 정상적으로 한 사람이 필요한 식량 필요량은 충족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에서의 외부 원조 전용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의 제한으로 인해, 세계식량계획 등 북한에서 식량원조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들이 정상적인 분배 감시를 할 수 없어 원조의 전용이 용이하다는 설명입니다.

Noland: (This weak monitoring regime meant an ample opportunity for diversion of aid away from its intended recipients.)

"불충분한 분배 감시는, 원조가 본래 의도된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간에 전용될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에 들어오는 원조는, 식량 부족상황을 감안할 때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중간에서 식량을 빼돌려 시장에서 판매를 할 수 있다면,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이익을 챙기려면 시장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외부 원조의 전용은 북한에서 시장을 형성하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외부 원조를 전용할 수 있는 북한의 특권 계층이 이를 판매할 수 있는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시장은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식량을 확보하는 가장 주요한 수단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민간 시장의 형성과 확산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이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한편으로는 시장 활동을 승인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를 통제하거나 아예 번복하려고 했다는 지적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의 식량난은, 외부 원조를 늘리거나 국내 식량생산량을 늘려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저국의 경제개혁을 통해서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Noland: (In the long-run, the solution to the N. Korea's food problem is not growing more food in N. Korea, it's the revitalization of the industrial economy..)

"장기적으로 볼 때, 북한의 식량난 해결책은, 국내 식량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산업 경제 부흥을 통해, 광물이나 공업 제품을 수출하고 외화를 벌어들임으로써 식량을 수입하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이웃나라인 일본이나, 남한, 중국이 하듯이 말입니다."

한편, 놀랜드 연구원이 이번에 낸 < 북한의 기근:시장, 원조 그리고 개혁>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스티븐 해거드 교수와 공동으로 저술한 책입니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2005년, 굶주림과 인권: 북한 기근의 정치’라는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