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이집트의 대형 건설회사가 북한 상원 시멘트 공장 에 1억 1천 5백만 달러를 투자합니다. 이 돈으로 공장을 현대화해서 생산량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일부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일본과 외교관계를 개선하기 전까지는, 외국인 투자 열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시멘트 생산, 건설 업체인 오라스콤 건설(Orascom Construction Industries)은 북한 상원 시멘트 회사의 지분 절반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16일 발표했습니다. 그 대가로 오라스콤 건설은 모두 1억 1천 5백 만 달러를 상원 시멘트에 투자합니다. 투자자금은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상원 시멘트 공장의 설비를 현대화하는데 쓰입니다. 늦어도 9월까지는 독일과 덴마크 등 세계적인 시멘트 생산 설비 업체들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공사가 끝나면 상원 시멘트 공장의 연간 시멘트 생산능력은 현재의 2백5십만 톤에서 3백만 톤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오라스콤은 이밖에도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광물 채취와 공장 인근의 수력 발전소 그리고 시멘트 운송 사업 등에도 투자할 계획입니다. 오라스콤은 앞으로 북한의 광산과 발전소 사업에 투자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라스콤의 나세프 사위리스 사장은 북한이 사회 기반시설을 개발하는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북한에서 시멘트가 엄청나게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오라스콤의 기대대로 사업이 잘 풀릴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북한 정치경제 연구서 ‘북한의 기아’ (Famine in North Korea: Markets, Aid, and Reform)를 펴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경제 전문가 마커스 놀란드 박사입니다.
Noland: (They are making this investment in the anticipation that N. Korea will improve its diplomatic relations with other countries.)
"오라스콤은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관계가 개선되면 경제지원이 밀려들어올 것이고, 거기에 따라서 대규모 건설공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한 거죠."
사실 북한은 이미 지난 2004년 외국인 투자 관련법을 크게 완화해 놓았지만, 핵문제로 인한 정치적 긴장 때문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뜸했습니다. 지난주말 북한이 드디어 핵시설 폐쇄에 들어갔지만, 앞으로 핵개발 계획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 등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90년대초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유학한 루디거 프랑크 (Rudiger Frank)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 교수입니다.
Frank: (It still, of course, requires a lot of courage to actually go and invest millions of dollars into N. Korea.)
“기업의 입장에서 북한에 실제로 들어가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데는 여전히 대단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단기적인 투자환경 변화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중장기적인 투자환경에 중요한 거죠. 북한의 핵동결은 첫 걸음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앞으로 미국, 일본 등과 정상적인 관계를 이뤄나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라스콤이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 데는 나름대로 뭔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위리스 사장이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대에 세울 산업단지에 대해서도 북측과 협의하고 있으며, 북한 노동자들을 중동지역 건설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오라스콤은 상원 시멘트 공장에서 남포항까지 철로가 연결돼 있어 수출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시멘트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수출될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