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력문제에 미국 참여 원해”

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사회간접자본에 관한 협력사업에 합의했지만, 유독 전력 분야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력 문제만큼은 미국과 상대하겠다는 속셈으로 보입니다.

서울의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은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이 사장은 북측과 전력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어 나름대로 준비를 해갔지만, 북측으로부터 전력문제에 관한 특별한 요청이 없었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놨습니다. 북한경제에서 전력이 최대 걸림돌이며, 수해로 송배전 설비가 손상을 입어 전력사정이 안 좋다는 북측 관계자들의 설명이 있기는 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남북 합의에서 전력 문제가 빠진 겁니다.

이에 대해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는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문제에 관한한 미국과 상대하겠다는 게 북한의 전략이라고 분석합니다.

Sigal: (They've always wanted, and have said repeatedly, US participation in providing electricity.)

“북한이 줄곧 원한 것은 미국이 참여하는 전력 지원입니다. 남측이 2백만 킬로와트의 전력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을 때도, 북한은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한 관심 없다고 즉각 반응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에너지 지원을 강력히 원하는 이유는 이른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누그러졌다는 증거로 삼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6자회담에서 핵폐기 조치들의 대가로 미국이 참여하는 에너지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은 핵시설 폐쇄의 대가로 중유 5만톤을 남한으로부터 이미 받았고,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의 대가로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중유 95만 톤 상당의 지원을 받습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궁극적으로 경수로를 받아내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북한이 중유나 먹는 기생충이 아니라며, 핵폐기를 위해서는 경수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미국 국제전략연구소의 존 울프스탈 선임연구원입니다.

Wolfsthal: (It's clear the Bush administration and the other members of the six-party talks aren't prepare to discuss it until after denuclearization takes place.)

“부시 미국 행정부와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 모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진 후에야 비로소 경수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연구원은 당장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문제를 정치문제에 묶어 놓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Noland: (There are other things that one can do with that money with higher economic payoffs.)

“경수로를 지을 돈으로 다른 데 투자한다면 경제적으로 더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화력발전소를 짓는다거나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죠. 경수로를 지어달라는 얘기는 북한 당국이 경제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거나, 경제가 아닌 다른데 관심이 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