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1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가 북한으로부터 탱크 부품을 비밀리에 구입하는 것을 알고도 묵인해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레온 시걸 박사는 이번 사건은 미국의 대외정책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유력일간 뉴욕타임스의 7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에티오피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사는 행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위배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에 맞서 모든 유엔회원국들이 북한에 대한 일체의 무기수출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 1월 말 탱크 부품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에티오피아 선박이 북한의 항구를 떠난 사실을 파악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눈감아줬습니다. 더군다나 1월은 유엔의 대북제재가 한창 실시중이던 때였습니다.
타임스는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묵인한 이유는 미국의 정책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 세력과 싸우고 있는 상황이 이 지역에서 종교적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는 미국의 정책에 도움이 된다는 게 관리들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타임스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무기구입 허용은 이슬람 급진주의자들과 싸우는 한편 북한의 핵 개발에 사용되는 돈줄을 묶어버리려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 정책 원칙이 충돌한 결과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한반도 전문가인 리온 시갈(Leon Sigal) 박사도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묵인 행동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미국의 대외 정책간의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Sigal: (There's a inherent contradiction between the UN resolution and the US support to put pressure on Somalia. There's the central contradiction.)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안과 미국 정부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 세력을 압박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 지원하는 부분 사이에는 본질적으로 모순이 존재합니다. 중요한 모순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시걸 박사는 또 다른 모순의 사례로 파키스탄의 예를 꼽았습니다. 과거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에서 제조된 무기가 일부 탈레반과 알 카에다 손에 넘어간 것을 오래 전에 알았으면서도 파키스탄이 미국의 우방이기 때문에 내버려뒀다는 것입니다.
시걸 박사는 이어 최근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포용기조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보도가 나온 데는 북한과의 협력을 계속적으로 거부해온 행정부 내 강경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근 6자회담 타결이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와 관련해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부시 행정부가 종전의 북한 핵 완전 폐기에서 (dismantlement)에서 억제(containment) 방침으로 옮기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닉시 박사는 이어 현 부시 행정부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지난 2월 13일 핵합의의 1단계와 2단계의 철저한 이행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 핵무기에 대한 완전한 억제를 목표로 대북정책이 바뀌는 것은 새로운 행정부의 몫일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