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31일 미국 연방 상원에서는 이른바 ‘국제 핵연료 은행’ 설립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핵무기 제조를 포기하는 나라에 국제사회가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주자는 법안이 현실성이 있는지가 관심사였습니다. 증인으로 나선 전문가들은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들로부터 핵연료가 핵무기 원료로 전용될 위험을 완벽하게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핵 에너지를 가지려는 나라가 있다면, 핵발전 시설만 갖되 핵무기 원료를 만들 수 있는 핵연료 제조 시설은 포기하라. 대신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겠다.’ 미국 연방 상원의 리처드 루가 의원과 이반 바이 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법안의 골자입니다. 정식 명칭은 ‘2007년 루가-바이 핵 안전 조치와 공급에 관한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이미 지난 6월말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상태입니다.
31일 상원 외교위원회 주최로 열린 청문회에서 루가 의원은 일명 ‘국제 핵연료 은행 법안’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Lugar) We encourage a budget for IAEA and extend facilities to do their jobs.
"이 법안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예산을 늘리고 시설을 확충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핵연료가 적당한 값에 안정적으로 공급되는데 국제원자력기구가 공정한 심판 역할을 맡게 하자는 거죠. 물론 핵연료는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돼야 하고, 핵무기 제조를 위한 핵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기해야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루가 의원은 핵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반면,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국제 핵연료 은행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미국 행정부도 기본적으로 이런 구상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국무부의 앤드류 세멜 (Andrew Semmel) 핵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부시 대통령이 이미 지난 2004년에 비슷한 취지의 연설을 한 바 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평화적인 목적으로 핵에너지를 이용하려는 나라라면 굳이 우라늄 농축과 핵재처리 기술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도 지적됐습니다.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핵 비확산 정책 교육 센타의 헨리 소콜스키 (Henry Sokolski)소장입니다.
(Sokolski) A study done for my center in 2004 spelled out diversion danger associated with civilian nuclear energy.
"저희 센타가 2004년에 주관한 연구결과를 보면 민수용 핵 에너지가 군사용으로 전용될 위험이 잘 나와 있습니다. 이란과 북한이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이란이 짓고 있는 경수로의 경우 완공 후 1년 정도 되면 원시적인 수준의 핵무기를 마흔 개 이상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이 나옵니다. 이 작업은 소규모 화학공장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핵 연료를 믿고 준 뒤 군사용으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국제원자력기구가 감시를 해도, 현재의 능력과 장비로는 군사 전용을 완벽하게 탐지하기 어렵다고 소콜스키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