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6일 연방 관보를 통해 지난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대북 사치품 수출금지 품목을 발표함으로써 이 날짜를 기해 제제가 공식 발효됐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미 상무부가 26일 연방 관보에서 발표한 내용을 우선 소개해주시죠.
네, 미국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북한에 대해 사치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공식적으로 취하기 시작한다는 것인데요. 미국 상무부의 산업안보국(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은 수출관리규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을 개정해 식량과 의약품 등 제한적인 인도주의적 물품 외에 사실상 모든 상품의 대북 수출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예전과 같이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는 물품의 수출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물품은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죠?
그렇습니다.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기 위한 것이나 유엔의 인도주의 지원에 필요한 담요나 일반적인 신발, 난방유 등의 생필품과 사치품으로 규정되지 않은 농산품과 의료장비에 대해서는 수출허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내용에는 북한에 대해 사치품을 수출하지 말라는 조항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제제 결의안에 따라 미국과 일본 등 각 나라들이 이미 북한에 수출하지 말아야하는 사치품 품목을 정해서 발표한 바 있는데요. 26일 미 상무부는 이를 관보를 통해 공식 발표하고 금수조치 시행에 들어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어떤 상품을 사치품으로 지정해 대북 수출을 금지시킨 것입니까?
관보에 보면 대북수출 금지품목을 9개 종류로 나눠 각 종류마다 몇 개씩 구체적인 상품들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우선 담배류와 고급시계, 고급의류, 골동품 등 실내장식품, 또 전제제품과 고급 승용차 등 수송기구, 오락기구와 주류 등 모두 60여 가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팟(iPod)과 같은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디지털 음향기기는 물론, 일반 승용차 한 대 값인 할리 데이빗슨 오토바이, 그리고 개인 이동 기구로 두 바퀴 달린 전동 기구인 세그웨이 스쿠터, 수상스키 용품 같은 스포츠 용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 벽에 걸린 대형 액자처럼 보이는 평면 플라즈마 텔레비전, 고급 양주인 코냑, 고가의 다이아몬드와 금장 롤렉스시계, 예술품, 휴대용 컴퓨터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휴대용 컴퓨터나 고급 자동차 등은 금수 품목에 들어있지만 이들 상품이 북한에 주재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경우이거나 국제적으로 승인된 활동에 필요한 경우, 혹은 미 정부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우 대북 수출이 허가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번 관보 발표에 앞서 지난 연말 먼저 대북 수출 금지 사치품 품목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네, 미 상무부의 카를로스 쿠티에레스 장관은 지난해 11월29일 대북 수출 금지 사치품 품목을 밝힌 바 있는데요. 당시 쿠티에레스 장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굶고 있는데 북한 정권은 사치품으로 호사를 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지난 11월 벌써 사치품목을 발표하고도 미국이 공식적으로 금수조치 시행을 늦춘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그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현재 진행 중인 북한 핵페기를 위한 6자회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사치품의 대북 수출 금지 조치는 북한 주민과는 대조적으로 사치스럽게 살아가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위 관리들을 목표로 실시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관리들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력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북 사치품 수출 금지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