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가짜 약 급증, 주민 건강 위협

서울-박정연 xallsl@rfa.org
2021/12/04 08:30:00 US/Ea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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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가짜 약 급증, 주민 건강 위협 평양의 전통 한방 약국에서 약사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AP

앵커: 국경봉쇄 조치로 의약품이 절대 부족한 북한에서 각종 가짜 약이 범람해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겨울철 들어 호흡기 질환 등 환자들이 급증하는데도 치료약이 없어 가짜 약들이 판을 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달 30일 “최근 청진시의 여러 지역들에서 감기를 비롯하여 편도선염,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성 질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사정이 급박한데도 병원이나 약국에 치료약이 없어 환자와 가족들은 약 한 알 구하기 위해 애가 닳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역마다 독감에 걸린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병원을 찾아가도 약 한 알 받을 수가 없고 장마당에서 항생제나 진통제를 사 먹으라는 처방전을 받는 게 치료의 전부이다”라면서 “심한 증상에 시달리는 환자를 보다 못한 가족이 장마당에 가서 항생제나 진통제를 구해오지만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약들이 거의 나 다 가짜 약이라 이를 먹어도 금방 회복될 리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장마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감기약은 중국산 진통제인 ‘정통편’이나 항생제 등인데 국경봉쇄 이후 중국에서 들어오는 약품이 거의 끊기다시피 해서 주민들은 약국이나 장마당 약장사꾼에 약을 팔아달라고 사정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러다 보니 약장사꾼들은 정통편이나 항생제 같은 약들을 모방한 가짜약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환자 가족들은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다급한 마음으로 가짜 약을 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약국이나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어 운 좋게 진짜 의약품을 구할 경우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진짜(의약품)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짜 의약품의 경우 효과를 보지 못해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다가 끝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처럼 장마당에는 페니실린과 마이실린, 진통제 등 중국산 약품뿐아니라 주민들이 가장 많이 사 먹는 국산 아스피린과 로씨아산, 독일산, 가짜약품까지 다양한 가짜 약이 판매되고 있다”면서 “요즘 시중에 가짜 약이 많다는 것을 주민들도 잘 알고 있지만 치료가 시급한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가짜 약이라도 사서 환자에게 먹여보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길주군의 한 주민소식통은 1일 “요즘 길주군 내 여러 지역에서 감기와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국경봉쇄 조치로 인해 중국산 약을 구하기 매우 어렵게 되면서 약국이나 장사꾼들이 가짜약을 팔고 있다”면서 “약장사꾼들은 물론 약국에서도 가짜 약이 진짜와 똑 같은 성분으로 국내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가짜 약에 무엇을 넣어 만들었는지 알 길이 없고 약을 여러 번 먹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가짜 약이 엉터리 약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진품 약과 가짜 약이 포장이나 모양도 똑같고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일반 주민이 이를 구별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얼마 전 길주읍에 사는 한 60대 남성이 한 달 이상 기침과 가슴통증에 시달리다 장마당에서 약을 사 먹었지만 몇일 만에 사망했다”면서 “고인의 딸은 아플 때마다 병원은 믿을 수 없어 줄곧 장마당에서 파는 약에 의존했는데 아버지가 끝내 사망하자 모두 가짜 약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어제까지 길주읍 장마당에서는 국산 페니실린과 마이실린 100ml이 각각 내화 4,000원에, 러시아산 페니실린은 5,500원 판매되었다”면서 “심지어어는 남조선산 종합 감기약을 모방한 감기약 한 알에 2,000원, 독일산 감기약은 한 알에 3,500원, 5%짜리 포도당액은 1,500원, 10%짜리 포도당은 2500원에 팔렸는데 이런 약들이 모두 수년 째 수입이 끊겼기 때문에 대부분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박정연,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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