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생일’ 어린이 당과류 선물 왜 늦었나?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4.16
‘김일성 생일’ 어린이 당과류 선물 왜 늦었나? 2024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당일에 공급된 어린이 당과류 선물.
/ RFA PHOTO-김지은

앵커: 북한에서 김일성 생일(4/15)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공급하는 당과류 선물 전달이 당일인 15일에 실시됐습니다. 명절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선물을 미리 공급하던 전례들을 볼 때 이례적이란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김씨 일가의 우상화를 위해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생일에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했습니다. 당과류 증정 행사는 주로 명절(생일)을 며칠 앞두고 진행되곤 했는데 이번 김일성 생일에는 처음으로 당일에 행사가 열렸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올해 처음으로 어린이 당과류 선물을 당일에 공급했다”면서 “이는 미리 당과류를 공급해 전국적으로 경축분위기를 고취하던 것과 다른 분위기”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1월 8일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을 맞아 어린이 당과류 선물공급이 있었고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에도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했다”면서 “그리고 오늘 (올해) 세 번째로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에 공급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선물은 설날 전날인 12월 31일에 공급했다”면서 “이는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부터 원수님(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까지 기분 좋게 명절을 맞이하게 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월 16일 올해 광명설절에도 이틀 전인 14일에 당과류가 공급된 바 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번(김일성 생일)에는 처음으로 당일에 공급하면서 주민들이 황당해 하고 있다”면서 “당에서 김씨 일가의 배려로 선물하는 당과류 공급을 명절 당일에 실시한 일은 공화국에 당과류 선물정치가 생긴 이래 처음있는 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당에서 4월 15일 어린이 당과류 선물을 오늘에야 공급했다”면서 “선물공급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중앙의 지시인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기서 선물은 수령의 우상화 사업의 하나로 중앙당 조직지도부의 선물준비 위원회에서 주관한다”면서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각 도의 당 위원회 선물준비위원회에서 선물생산과 공급계획을 매일 보고하며 철저히 집행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수령에 대한 우상화 사업인 선물공급 체계를 한치라도 어기거나 거스를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오직 중앙 선물준비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전국에서 선물생산과 선물공급을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동시에 집행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부분의 주민들이 선물정치가 갖는 중요성 때문에 당에서 당과류 선물을 미리 공급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이달 들어 당에서 ‘태양절’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더니 수령님 당과류 선물도 당일에 주면서 주민들이 의아해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과류 선물을 주는 시점이 중요한 이유와 관련해 “사탕과자를 미리 주면 그걸 나눠 먹으며 가족과 동네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명절에 앞서 미리 주는게 (당과 수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들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면서 “선물을 탄 집에서 아이들이 없는 가까운 이웃집과 당과류를 나눠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 당과류 선물은 그간 소학교 학생들까지 공급했으나 올해부터 유치원생까지로 공급 대상을 줄였습니다. (관련기사)

 

한편 최근 북한 당국은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을 일컫는 ‘태양절’과 ‘광명성절’ 명칭을 사용하지 말 것을 주민들에게 내부적으로 지시하는 등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 수위를 낮춰 김정은의 권위를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김일성 생일 당과류 선물공급이 늦어진 배경도 같은 맥락이란 지적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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