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거주 화교들 가족부양 위해 중국에서 막노동

김준호 xallsl@rfa.org
2018.03.07
china_waiter_b 중국 베이징의 한 레스토랑에서 웨이터가 음식을 나르고 있다.
ASSOCIATED PRESS

앵커: 북한거주 화교들이 주요 생계수단인 소규모 무역이 침체를 면치 못하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중국에서 막노동으로 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때 북한거주 화교들은 5만명을 넘겼지만 최근 북한경제가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화교들이 중국으로 영구귀국 하는 바람에 현재는 3천명 정도의 화교들이 북한 내에 거주하고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거주 화교소식통은 “아직까지 조선에 남아있는 화교들은 대부분 배우자가 북한 국적이고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북한 국적인 탓에 전 가족의 중국이주가 불가능해 그냥 남아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조선의 화교들은 한때 무역의 첨병으로 불릴 정도로 활발한 대중무역(보따리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조선 경제가 점차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시장경제로 바뀌면서 화교들의 무역활동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화교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조선당국의 간섭과 제한으로 중국을 드나들며 보따리 무역을 하는 장사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거에는 생필품 등 소소한 물건의 수입은 보따리상의 몫이었는데 (조선의) 국가무역회사들이 대량으로 생필품을 구입해다 장마당에 푸는 바람에 가격경쟁에서 밀려 화교 보따리상들이 장마당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면서 “화교 보따리상들이 소규모 무역일을 포기하고 중국에서 막노동이나 날품팔이로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특별한 기술이 없는 사람도 중국 변경도시의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 일을 하면 한달에 최소 2,500~3,000 위안, 미화로 400~500달러를 벌 수 있다”면서 “보따리 장사를 하자면 세관원과 국경경비대, 보위부원들에 돈을 뜯기고 나면 손에 쥐는 게 별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황해도 거주 한 화교소식통은 “웬만한 조선 소도시에서는 4인가족이 한 달에 100달러 정도면 살아갈 수 있다”면서 “내가 중국에서 받는 한달 임금이면 3개월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몇 달 일하면 저축도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에 나와 일해서 노임을 받으면 뇌물상납 등 골치 아픈 일은 없지만 가족들과 오래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게 큰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화교들은 비자기간이 만료되면 조선으로 돌아가자 마자 다시 중국으로 나가기 위해 출국비자를 신청하고 출국비자가 나오기까지 약 한달간만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