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혜산·남포서 생활고로 강도·도둑 성행
2023.08.31
앵커: 최근 북한에서 남의 물건을 빼앗거나 훔치는 강도와 도적(도둑)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몇 년간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주민들의 생활고가 깊어지고 있는 북한에서 남의 물건과 돈을 빼앗거나 훔치는 강도와 도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결과 민심이 흉흉해지고 강도나 도적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는 안전부에 대한 비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월 30일 “이달 초 혜산시 혜산동의 한 아파트 집에 가면(복면)을 쓴 강도가 들이닥쳤다”며 “칼을 꺼내든 강도들이 집 주인을 위협해 집에 있던 현금을 모두 빼앗아 달아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월 1일 대낮에 3인조 강도가 혜산동의 한 아파트 집을 털었다”며 “1명은 아파트 밑에서 망을 보고 2명이 아파트의 한 집 출입문을 두드리고 집주인이 문을 열자 무작정 밀고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얼굴에 가면을 쓴 강도 2명이 집주인에게 돈을 순순히 내놓으면 조용히 물러가겠다며 칼을 들고 위협하며 협박을 했다는 겁니다. 집에는 10살 되는 아이와 엄마가 있었는데 혹시 아이가 다칠까 걱정이 된 아이 엄마가 목숨만 살려달라며 장을 열어 돈을 내놓자 강도들이 그 돈을 가지고 빠르게 사라졌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강도가 든 집은 동네에서 꽤 잘사는 집으로 알려졌다”며 “강도들에게 빼앗긴 돈은 중국 돈 10만 위안(1만3천700 달러)이 넘는다고 하는데 100만 위안(13만7천 달러)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동네 주민들은 강도들이 그 집 남편이 도 무역국에 다니고 아내가 고급신발 도매 장사를 하는 등 집안 형편이 좋다는 사실을 다 알고 온 것 같다고 말한다”며 "주민들은 시퍼런 대낮에 얼굴에 가면을 쓰고 칼을 휘두르는 강도 행위가 성행하는 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현재 시 안전부가 주변 주민들에게 강도를 봤거나 아는 사실이 있으면 신고할 것을 독려하며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강도를 잡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남포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요즘 대낮에 집을 털거나 타고 가는 자전거를 빼앗고 훔치는 강도와 도적이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8월 한 달 동안 남포 시내에서 현금과 식량, 돈이 될만한 물건을 도적은 집이 20세대가 훨씬 넘는다”며 “최근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도적이 부쩍 늘고 있어 사람들이 대낮에 집을 비우는 것을 몹시 두려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월 15일 밤 내 친구네 집에 도적이 들었다”며 “사전에 무슨 약을 뿌렸는지 도적이 창문으로 들어와 8kg 정도 되는 식량과 텔리비죤, 자전거 등 돈이 될만한 물건을 다 가져가는 동안 집에 있던 식구 누구도 깨어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8월 26일에도 대낮에 와우도에서 덕동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여성을 쓰러뜨리고 자전거를 빼앗아 타고 달아난 강도 사건이 있었다”며 “자전거가 도적이 타고 달아나기 쉽고 잃어버리면 찾기도 어려워 누구나 조심하고 있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자전거를 잃어버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죽하면 사람들이 자전거에 남이 올라타는 순간 내 자전거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며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범죄행위가 계속 늘어나는데도 강도와 도적은 잡지 못하고 애꿎은 주민만 못살게 구는 안전부에 대한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