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피하기 위해 사이버 안보 환경의 본질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라는 미국 현직 관리와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4일 미국의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이 공동저자 형식으로 집필한 ‘사이버 지속성 이론’(Cyber Persistence Theory) 책 출간을 기념하는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사이버사령부의 전략가(strategist)로 활동 중인 에밀리 골드먼(Emily Goldman) 박사를 비롯해 미국의 사이버 안보전략 전문가인 리처드 하크넷(Richard Harknett) 신시내티대학 교수와 미국 국방분석연구소(IDA)의 마이클 피셔켈러(Michael Fischerkeller) 연구원이 공동 작성했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해 부과된 이른바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 체계’에 저항하고 전략적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사이버 캠페인을 채택한 북한의 사례를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리처드 하크넷 미 신시내티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현재 북한의 사이버 역량에 관한 평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북한은 사이버 공간에서 전략적 행동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좋은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In the book, we argue it's a good case study of what strategic behavior looks like.)
하크넷 교수는 북한은 국가의 관점에서 사이버 공간을 활용해 제재의 압박을 우회할 방법을 찾아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하크넷 교수: 북한은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사이버 운영에서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국가가 권력 분배 관점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그 공간에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경우 단순히 은행 절도나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 제재를 우회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작전들입니다. (They found a way around that. So what's interesting about cyber operations overall is they tend to play to where a state is in the distribution of power and what it needs out of that space. So it's not about bank theft and stealing money. These are operations that have strategic intent to circumvent international sanctions. It's what we would predict in the book is a reasonable expectation for a state in that position.)
또 저자들은 해당 저서에서 “북한 지도부는 사이버 공간 및 기타 금융 디지털 조작을 통해 국제 은행체계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적 착취로 이 도전에 대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금융제재를 피해 금융기관 및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금을 불법적으로 이체하고 탈취한 수익금을 세탁하며 소득을 창출하는 사이버 수단을 통해 수익을 벌어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마이클 피셔켈러 국방분석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특히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한 발 앞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이버 공간이란 새로운 환경의 본질을 파악헀다고 평가하면서, “이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상당한 전략적 이점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