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관광객 54명, 4년 만에 열차로 북한행

워싱턴-자민 앤더슨 andersonj@rfa.org
2024.07.19
러 관광객 54명, 4년 만에 열차로 북한행 북한 여행을 위해 러시아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사진출처: 보스토크 인투르(Восток Интур)

앵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 여객 열차를 이용한 북한 관광이 재개됐습니다. 열차를 통한 북한 여행에 러시아 관광객들은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54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북한행 열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한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는 19일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 텔레그램에 첫번째 열차 관광이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행 열차에 관광객이 탑승한 것은 코로나 19로 인해 북한 여행이 중단된 2020년 이후 4년 만입니다.

 

관광객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모여 버스를 타고 하산역으로 이동해 검문소를 통과한 후, 두만강역 행 열차를 타고 북한에 입국합니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3박 4일, 5박 6일 일정으로 나선(라선)시를 방문해 사향산, 비파섬, 두만강 지역 등을 여행할 예정입니다.

 

이 여행사는 지난달 당초 6월 28일에 출발 예정이던 동일한 일정의 관광 상품을 홍보했지만, 일정이 늦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인들의 북한 관광이 올해 2월 재개된 후 현재까지 약 6백 여명이 고려항공 비행기를 타고 북한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여객 열차를 통해 입국하는 상품은 처음이라 관심을 끌고 있는 모습입니다.

 

연해주 공영 텔레비전 OTV는 이날 하산역에 모인 관광객들을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한 관광객은 O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여행을 오랫동안 꿈꿔왔다”며 “기차로 가는 것이 비행기보다 두 배 저렴했기 때문에 이번 여행을 신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관광객은 “오랫동안 폐쇄된 국가에 방문하는 것이 매우 설렌다”며 “전통과 생활 규칙까지 흥미로울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OTV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대부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거주민이며, 수도 모스크바, 극서부 칼리닌그라드, 동부 하바롭스크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였습니다.

 

여행사는 이달 26일에도 열차를 이용한 관광 상품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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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6일 연해주 관광청과 지역 관광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대표단 41명은 시험 운행의 일환으로 하산-두만강 역을 잇는 약 32km 구간의 철도를 점검했습니다.

 

당시 아르세니 크렙스키 연해주 관광청장은 “(대표단이) 철도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만강까지 또는 나선까지 직접 연결되는 철도를 개설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여전히 중국인들의 북한 여행 재개 시점은 모호한 상황입니다.

 

지난 5월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개성시의 중요 사적지인 왕건릉을 방문해 북중 양국 간 관광협력과 인문교류를 심화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해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모아졌으나 중국인 대상 북한 전문 여행사들에 따르면 아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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