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혜산시 상수도 공급 제대로 안 돼 주민들 고통
2023.07.12
앵커: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이 장마철 식수문제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얼음이 녹는 3월 말부터 국경 연선 주민들의 압록강과 두만강 출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도가 나오지 않는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제한적으로 압록강과 두만강에서 물을 긷거나 빨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지난 8일 “혜산시의 경우 수도(물)가 나온다는 구실로 지난 4월 1일부터 압록강의 출입을 완전히 금지시켰다”며 “수도는 각 동 별로 정해진 요일에만 하루 5시간씩, 한주일에 두 번만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 탑성동의 경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아침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수도가 공급된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도공급이 되는 시간만 되면 그릇이라는 그릇을 다 동원해 물을 받아 두는 형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그나마 공급된다는 수도조차 큰 비가 내리면 흙물이 나오는데 이런 현상이 벌써 10년도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시 인민위원회와 위생방역소에서는 수돗물을 끓여 마시라는 말만 반복할 뿐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철인 요즘은 수도에서 계속 흙물만 나오기 때문에 흙성분이 가라앉도록 반나절 정도 기다렸다가 먹는 물로 사용한다”며 “물을 아끼기 위해 세숫물을 모아 초벌 빨래를 하고, 깨끗한 물은 빨래에서 비눗물을 제거하는 마지막에만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혜산시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수돗물이 나온다고 해도 수압이 약해 4층 이상의 아파트 살림집들은 공급을 받을 수 없다”며 “4층 이상의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1층에 있는 집들에서 물을 받아서 써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렇게라도 수도공급이 된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며 “혜산시 연봉2동과 혜탄동의 일부 살림집들, 춘동 골안의 살림집들은 수도공급이 아예 안돼 주변의 우물을 이용해야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린이들과 노인들을 비롯해 설사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장마당에서 내화(북한 돈) 2천원(0.16달러)을 하는 500ml의 샘물(생수)을 사서 약처럼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