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업자 “지난 달 인조 속눈썹 19만 개 중국에 수출”
2024.02.06
앵커: 북한산 인조 속눈썹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는 소식, 어제 전해 드렸는데요. 이와 관련해 북∙중간 회사 거래 세부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내부 문건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신의주의 한 무역 회사가 지난달 중국 랴오닝성 동강시의 한 회사에 인조 속눈썹과 가발을 공급한 내용이 기록된 출하명세서.
중국 현지 대북 무역 관계자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이 문건에는 북한과 중국의 인조 속눈썹과 가발 거래 내역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습니다.
먼저 지난달 북한 무역 회사가 중국 회사에 수출한 속눈썹은 19만여 개였습니다.
이중 BT형 제품이 18만 7천 개, 브라운(Brown) 제품이 1천4백 개, BR형 제품이 1천7백 개로 나타났습니다.
BT제품은 모 규격에 따라 7개, 브라운 제품은 1개, BR 제품은 2개로 나뉘었고, 또 이 모 규격 안에서도 제품 규격에 따라 여러 개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무역 회사가 중국 회사에서 수입한 원자재를 사용하여 인조 속눈썹을 생산한 뒤 중국으로 다시 판매하는 방식”이라며 “북한 노동자들은 인조 속눈썹 3개당 중국 돈 1위안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북한 노동자들이 지난달에만 인조 속눈썹으로 얻은 수익은 약 6만 3천 위안, 즉 미화로 약 8천800 달러로 추정됩니다.
가발의 경우에는 크기별로 12가지 제품으로 분류되어 약 1만 8천 개가 수출되었으며, 무게는 약 770kg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관계자는 “가발은 하나를 만드는데 2~3일 걸리고, 속눈썹은 하루에 100개 이상 만드는 사람도 있다”며 “다만 검수기준이 엄격하고 매우 까다롭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북한 노동자를 고용중인 한 중국 내 수산물 회사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추가로 속눈썹 가공을 강요하고 있어 노동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에서 인조 속눈썹 가공은 무역회사, 교화소, 일반 주민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2021년 4월 어린 학생들이 가발과 속눈썹 임가공생산에 동원되고 있다고 보도했고, 2019년 6월에는 북한 교화소 내 여성 수감자들이 정규작업 이후에도 가발과 속눈썹을 만드는 작업을 추가로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 북한산 인조 속눈썹 상당수가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산으로 둔갑해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