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주민에 긴급식량 판매해 가격상승 막아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12월 말 새해를 앞두고 도 소재지 주민들에 한해서만 3일분의 식량을 긴급히 판매해, 다시 말해 양곡판매소에서 입쌀을 살수 있도록 해줘, 가격 상승은 막았지만 농촌 주민들은 그 대상에서 배제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해를 앞두고 북한이 각 도 소재지 양곡판매소들에서 3일분의 식량을 긴급 판매했다고 양강도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도시 주민들에 한해 지난달 30일과 31일, 양곡판매소에서 3일분의 국내산 입쌀(쌀)을 판매하였다”며“그나마 양곡판매소에서 입쌀을 판매했기에 장마당에서 더 이상 식량가격이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판매한 식량은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햅쌀로 kg당 (내화) 5천400원(미화 0.63달러)이었다”며“같은 시각,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장마당에서 중국산 입쌀은 kg당 5천400원, 국내산(북한산) 햅쌀은 kg당 5천700원(미화 0.67달러)에 팔리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만약 양곡판매소에서 입쌀을 팔지 않았다면 장마당에서 국내산 입쌀 가격이 (북한 돈) 6천원(미화 0.7달러) 선을 넘었을 것”이라며“국내산 입쌀 가격 6천원은 주민들 속에서 식량 안전을 가늠하는 가격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입쌀 가격이 6천원 아래이면 주민들은 국가적으로 식량 여유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장마당에서 입쌀 가격이 6천원을 넘어서면 국가적으로 식량 여유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국가적으로 식량 여유가 없다는 것은 식량위기를 뜻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식량위기를 직감하면 대거 장마당으로 몰리게 된다”며“이렇게 되면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오르게 되는데 다행히 양곡판매소에서 3일분의 식량을 팔아주어(살수 있게 해줘서) 국내산 입쌀 가격이 6천원 선을 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일“새해를 앞두고 양곡판매소에서 3일분의 식량을 팔아주었는데 장마당 가격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면서“도시 주민들에게만 팔고, 군이나 리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판매대상에서 제외돼 불만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식량 판매 내막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이 소식통은 “설날이 지나면 곧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새해를 앞두고 식량을 판매할 계획이 전혀 없었다”면서“이번에 판매한 식량은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주민들에게 팔아줄(살수 있도록 할) 식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 식량가격이 너무 급격히 올라 국가적으로 계획에 없던 식량을 긴급히 팔게 되었다”면서“대신 김정은의 생일인 1월 8일에 식량 판매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얼마간의 식량을 팔아주며 장마당 식량 가격 폭등은 억제했지만 도시주민들과 농촌주민들을 차별해 ‘우리는 사람이 아니냐?’는 농촌주민들의 불만이 거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번 식량 판매는 양강도만 아닌 전국의 각 도 소재지들에서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 농촌 주민들이 철저히 배제됐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농촌 주민들의 경우 소규모 뙈기밭에서 얻는 식량으로 생계유지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그동안 식량공급에서 제외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에 한해 하루 450그램씩 계산해 주고, 한창 성장할 만7세부터 17세 청소년들은 하루 280그램, 유치원 이하 어린이들과 연로보장자들, 장애인들에게는 하루 210그램씩 계산해 식량을 팔아준다(살수 있게 해준다)”며“그 정도 양으로는 배고픔을 달래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식량가격이 폭등할 때마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찔끔 팔아주는 흉내를 내는데 이런 방법으로는 식량난을 극복할 수 없다”며“양곡판매소의 식량 가격도 장마당과 크게 차이가 없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식량난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