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골프여행 홍보...조만간 국경 여나?

0:00 / 0:00

앵커 : 북한 매체가 최근 평양 골프 여행과 관련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듯한 홍보글을 올림에 따라 국경 개방 및 일반 외국인들의 북한 관광 재개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조선관광’은 지난 2일 게재한 다수의 홍보글을 통해 “세계 골프애호가들을 열렬히 환영하며 려명골프려행사와 골프관광분야에서 협조를 원한다면 언제나 성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함께 골프경기를!’이라는 글을 통해서는 “외국의 벗들도 희망한다면 우리 나라에서 봄과 가을에 진행되는 골프애호가경기에 참가할 수 있으며 조선의 골프애호가들과 친선의 정을 두터이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행사에 참가하려면 ‘려명골프려행사’와 연계하라고 안내했습니다.

관련 홍보글들의 하단에는 여행사의 주소와 전화번호, 전자우편도 게재해 놨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국경 개방으로 연결될 것으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골프대회 개최와 관련해 지난 해에도 비슷한 광고가 있었다”며 “해당 건을 가지고 국경 개방의 신호로 보기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최근 중국과 러시아 인사들의 방북도 이뤄진 바 있어 국경개방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최근 신형 코로나가 확산했던 시기 닫았던 국경을 제한적으로 여는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지난 3월에는 왕야쥔 주북 중국 대사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북한으로 들어갔고 지난달에는 ‘전승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이 방북했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국제스포츠 행사에 대표단을 파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6월 국제역도연맹(IWF)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을 신청했다가 참석하지 않은 바 있지만 오는 19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세계선수권대회와 다음달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파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국경 개방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기 때문에 언제든 국경개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방역과 관련한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강동완 한국 동아대학교 교수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중 간 물자 교류 과정에서 특별한 방역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국경을 열 수 있다”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외국인 관광객이 북한 관광을 시작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지금 당장 추진을 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단은 과도기적인 시간들을 보낼 것으로 전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의 상황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는 북한으로서도 굉장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거든요. 최소한의 인적 교류를 통해 어느정도 관망하는 시간들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내에 외화 등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골프 여행 홍보 만으로 국경 개방이 임박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최근 국제스포츠 행사에 참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전승절’ 70주년을 거쳐 내달 정권수립 75주년을 맞는 상황에서 대내 선전으로 활용할 국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실제 북한 매체는 내달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대축전장’으로 꾸밀 것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지난 7월부터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며 “승산이 있는 국제스포츠 행사에 선택적으로 참석해 위상을 떨쳐야 하는 정치적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