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추정 IT노동자, 면접 도중 CIA 출신 언급하자 떠나”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4.08.27
“북 추정 IT노동자, 면접 도중 CIA 출신 언급하자 떠나” 북한인으로 추정되는 IT 노동자가 지난해 미국 인터넷 보안회사 ‘신더(Cinder)’에 이력서를 제출해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앵커: 미국의 인터넷 한 보안회사가 북한 정보기술(IT)노동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자신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해 화상 면접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상쩍은 부분이 많았는데, 관련 내용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인터넷 보안회사 ‘신더(Cinder)’ 대표 디클란 커밍스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2023년 초부터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로 추정되는 지원자 수십 명으로부터 이력서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들 중 몇 명과 화상 면접을 진행했는데 몇 가지 수상쩍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커밍스 대표: 그들 중 일부는 페이스북에서 일했다고 말했지만, 제가 페이스북에서 엔지니어로 7년 동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본 적이 없는 사무실에서 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면접 중에 옆에서 다른 면접을 하는 것 같은 배경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원자의 신원조사를 위해 학력과 이력 관련 다양한 경로로 확인해 보려 했지만, 확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북한 IP주소 등 결정적인 증거를 찾진 못했지만, 커밍스 대표에 따르면 미국 사이버 분석정보 업체 니소스(NISOS)도 이들이 북한 IT 노동자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지원자들은 원격근무를 선호했고, 사무실로 직접 출근하는 것을 꺼렸다고 커밍스 대표는 말합니다.

 

아울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프로필, 이름, 직장, 경력 등에 일관성이 없었는데, 이는 2022년 미국 정부가 발표한 ‘북한 IT 노동자에 대한 권고문’의 위험 지표 내용과 비슷했습니다.

 

한 지원자는 신더의 공동 창업자가 미 국가정보국(CIA) 출신이라고 언급하자 면접을 급히 떠났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커밍스 대표: 제가 한 지원자에게 우리의 공동 창업자들이 CIA에서 왔다고 말했을 때, 그는 갑자기 인터뷰에서 나갔고 저는 그것이 조금 의심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 그로부터 이메일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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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스 대표는 신더가 인터넷 보안회사인 만큼 이 이야기를 더 많이 알려 다른 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8) 공개된 미 법무부 기소장에 따르면 북한 IT 노동자들은 신분을 도용하고 포춘 500대 기업, 중소기업 등 다양한 미국 기업에 위장 취업해 수 십만달러를 벌어갔습니다.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이 공개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최대 1만 명의 북한 IT 노동자들이 무소속 계약자로 활동하면서 북한 무기 개발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한편, 블록체인 회사 G8Keep의 창립자 해리슨 레지오도 26일 사회관계망 서비스 X를 통해 북한 IT노동자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일자리 문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슨이 김정은을 싫어하고 북한은 망해야 한다라고 말하라고 요구하자 대화 메시지가 삭제됐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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