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떡볶이 · 부대찌개 판매 금지
2024.11.26
앵커: 북한 당국이 국가상업망까지 확산하고 있는 한국 음식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단속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부대찌개, 떡볶이 등 한국식 음식들이 북한의 장마당은 물론 국가상업망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급기야 북한 당국이 이 음식들을 단속하기에 이르렀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장사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지난 15일부터 장마당에서 떡볶이와 부대찌개 판매가 완전히 중단됐다”며 “몰래 떡볶이와 부대찌개를 판매하다가 들킬 경우 매장을 회수한다고 시 안전부와 장마당 관리소에서 선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압록각(식당)과 김정숙군 특산물 식당 책임자는 부대찌개와 떡볶이를 만들어 팔았다는 이유로 현재 시 안전부(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시 안전부가 양순백화점에 있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식당들에서도 일체 떡볶이와 부대찌개를 팔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는 단순히 양강도만 취해진 조치가 아니라 평양시를 비롯해 전국의 모든 식당망, 장마당 음식 매대에 내려진 조치”라면서 “떡볶이와 부대찌개가 한국 음식이어서 판매를 금지시킨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알고 남음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삼겹살과 떡볶이, 부대찌개는 2017년경부터 중국측과 합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양순백화점 중국인 식당들에서 팔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는 그런 음식들을 파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판매를 단속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떡볶이와 부대찌개의 판매를 중단시키면서도 시 안전부와 장마당 관리소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딱히 설명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주민들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떡볶이와 부대찌개가 한국 음식이어서 판매를 중단시켰다는 사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삼겹살은 아직 대중적으로 팔리는 음식이 아니어서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 것 같다”며 “삼겹살은 평양과 지방의 고급식당들에서는 잘 팔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앞으로 단속 대상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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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지식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5일 “떡볶이와 부대찌개는 2017년경부터 장마당 음식장사꾼들이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국가가 운영하는 식당들에서도 경쟁적으로 팔고 있다”며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한국영화들을 통해 떡볶이와 부대찌개가 한국에서 시작된 음식이라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떡볶이와 부대찌개가 어디서부터 전파 되었는지를 놓고 지방마다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양강도 주민들은 중국과 합영으로 운영되는 양순백화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다른 도의 사람들은 서로 자기네부터 시작됐다고 자랑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 안전부에서 단속을 하기 전까지 혜산장마당에서 떡볶이 한 그릇은 3천원(0.12달러), 부대찌개 한 그릇은 6천원(0.25달러)였다”며 “장마당에서 파는 떡볶이 한 그릇에는 계란 반 알이 들어있고 부대찌개는 쏘시지와 두부, 김치와 콩나물만으로 만들어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양순백화점에서 팔고 있는 떡볶이와 부대찌개는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한데 떡볶이의 가격은 1만5천원(0.62달러), 부대찌개의 가격은 2만4천원(1달러)”이라며 “떡볶이에는 계란과 어묵이 많이 들어있고 부대찌개에는 돼지고기와 라면을 비롯해 여러가지 음식재료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사법기관의 단속에 장사꾼들과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며 “지난 17일에는 장마당 관리원들이 기습적으로 음식 매대를 덮쳐 떡볶이와 부대찌개를 회수했는데 장사꾼들은 ‘미국 음식인 햄버거와 샌드위치는 마음대로 팔게 하면서 왜 떡볶이와 부대찌개는 단속하냐?’고 강력히 항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떡볶이와 부대찌개는 단순한 한국음식이 아니고 연변 조선족들도 즐겨 먹는 우리 민족의 음식이라는 것이 장사꾼들과 주민들의 입장”이라며 “음식에 사상이 붙어 다니는 것도 아닌데 괜히 힘없는 장사꾼들만 못 살게 군다는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