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양강도서 노력 동원 집단불참사태 발생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6.24
railroad_repair_b 금강산 청년역 인근에서 북한 인부들이 철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지난 23일 북한 양강도 당위원회가 철도주변을 정리하는 작업을 위해 지역주민들에게 강제동원령을 내렸지만 개인 텃밭농사에 바쁜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의  집단저항으로 판단한 양강도 당위원회가 주민들을 비상소집해 불순 분자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노력동원을 강행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김정숙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4일 “어제(23일) 새벽 김정숙군 읍에서는 도당의 지시로 철도주변을 정리하는 노력동원사업이 조직되었다”면서 “군당조직을 통해 인민반장들이 각 세대에 포치하였지만 몇 명의 주민들만 나오고 대부분의 주민이 집단적으로 불참해 노력동원조직이 무산되는 소동이 일어났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작업동원시간은 새벽 5시부터 7까지였지만 주민부락에서 철도까지는 10리 밖이어서 주민들이 새벽 4시에 떠나야 작업동원에 참가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 소토지밭에서 옥수수 두벌김 매느라 바쁜 주민들이 몇 시간을 공짜 노동에 바칠 정신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일을 보고받은 군당위원회에서는 동사무소 당위원장을 불러다놓고 이 문제를 심각한 비상사태라고 판단하고 그날 저녁으로 주민 비상소집회의를 열었다”면서 “회의에서는 사회동원에 불참하도록 선동한 불순분자가 없었는지 조사하는 한편 불참한 주민들의 자아비판을 받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사상투쟁회의가 끝난 다음 모든 주민들은 손전지를 들고 밤 9시부터 11시까지 새벽에 하지 못한 철도정리작업에 강제동원되어 철도자갈을 다시 깔고 철도주변을 정리하였다”면서 “작업장에는 당간부들이 나와 주민들의 불평이 나오지 않도록 감시하는 웃지 못 할 광경이 벌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양강도에 있는 백두산밀영과 삼지연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혁명의 성지’로 상징되면서 백두혈통을 이어가려는 최고지도자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곳”이라면서 “이 때문에 양강도 도당에는 언제든 (김정은)모심행사를 철저히 대비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자주 내려온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1호행사가 예견되는 몇 달 전부터 혜산 주민들은 철도와 도로주변을 정리하느라 장사도 못하고 소토지농사가 엉망이 되어 불평이 많다”면서 “최고존엄이 양강도를 시찰하는 행사가 잦아질수록 주민들의 강제노력동원이 증가되면서 생계에 지장을 주고있어 당국을 원망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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