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돈주들, 조폭과 결탁해 고리대금업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5.06
dollar_exchange_b 북한 남성 두 명이 평양의 한 지하철역 입구에서 암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AFP PHOTO

앵커: 북한에서 사채놀이를 하는 돈주들이 지역 내 폭력조직과 결탁해 높은 이자율로 서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대북제재로 북한경제가 침체되면서 이잣돈(고리대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돈주들이 폭력조직에 자금을 대주고 고리대금업을 확장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4일 “신의주에서 수십만 달러의 자금을 바탕으로 사채놀이를 하고 있는 돈장사꾼(환전상)들은 모두 지역 폭력조직과 손잡고 있다”면서 “폭력배들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주민들을 골라 고율의 이잣돈을 꿔주고 이를 갚지 못하면 온갖 폭력과 협박을 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폭력배들과 결탁해 이들의 보호를 받으며 고리대금업을 하기 때문에 서민들은 물론 공장, 기업소 같은 국가기관도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고율의 이잣돈을 빌려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 들어 외화벌이사업소나 개인 장사꾼들은 무역거래가 시원치 않아 자금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돈주들을 찾아가 고율의 이잣돈을 빌려 새로운 사업을 벌려놓고 있다”면서 “돈주들은 채무자들이 매달 원금의 5%~10%에 달하는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폭력배들을 동원해 위협과 폭력을 행사하면서 강제적으로 이잣돈을 받아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돈주들은 채무자들이 원금을 제날짜에 갚지 못하면 폭력배들에게 어떻게 하든 원금을 받아내도록 하고 원금을 받아내면 원금의30%를 주기 때문에 폭력배들을 뒤에서 사주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이제는 폭력을 휘둘러 고리대금업자들의 원금과 이자를 받아내는 일이 지역 폭력배들의 직업처럼 되면서 채무자들을 협박해 집과 재산을 빼앗는 등 횡포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수십만 달러의 자금을 가지고 고리대금업을 하는 돈주들 몇 명만 뒤를 봐줘도 폭력조직은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폭력조직은 그 돈으로 사법기관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치면서 지역 내 이권을 손안에 쥐고 마음대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신의주, 평성 등 대도시에서는 밀수꾼, 도매상들과 돈장사꾼들이 사채놀이(고리대금업)를 하면서 중요한 거래를 할 경우, 주먹이 쎈 남자들이나 뇌물로 매수한 군인들을 동원해 보호를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갈수록 무역 등 장사가 안되고 살기 힘들어지면서 외화 환전상이나 돈주들이 강도사건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빈번해졌지만 사법기관에서는 돈주들이 뇌물을 고일 때뿐, 강도사건 피해 신고를 묵살하는 등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할 수없이 돈주들은 폭력배들에게 자금을 대주고 신변보호를 받으면서 이잣돈장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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