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장마당 통제에 '골목장' 활성화

서울- 문성휘 xallsl@rfa.org
2024.06.18
북 당국 장마당 통제에 '골목장' 활성화 2020년 9월 북한 장마당이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의 장마당 단축운영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이 골목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한동안 뜸했던 골목장(승인되지 않은 골목시장)이 최근 크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골목장의 규모도 방대해 사법당국이 단속에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라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14코로나 사태 이후 자취를 감추었던 골목장이 올해 초부터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단속이 아예 먹혀 들지 않고 있다면서 장마당에 고정 매대가 있는 장사꾼들도 이제는 골목장에 앉는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골목장이 이렇게 늘어난 원인은 올해 초 장마당 통제를 대폭 강화한데다 5월 초부터 농촌지원을 구실로 장마당을 단축 운영했기 때문이라며 김매기가 끝날 때까지 장마당을 계속 단축 운영한다는 것이 중앙의 방침이어서 골목장이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이 단축 운영되기 시작한 5월 초까지만 해도 노동자규찰대와 분주소(파출소), 도 안전국 기동타격대를 비롯해 사법기관의 (골목장) 단속이 매우 심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골목이란 골목은 모두 장마당으로 변해 사법기관의 인력만으로는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그동안 중앙에서 여유 인력을 더 많이 찾아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해야 한다는 지시를 여러 차례 내렸다중앙의 지시가 있을 때마다 여유 인력이 있는 공간을 골목장으로 지목하고 사법기관들은 골목장 단속에 혈안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단속도 하루 이틀이었고 며칠만 지나면 언제 그랬나 싶게 다시 사람들이 골목장으로 몰렸다면서 이런 일이 하도 반복되다 보니 사법기관들도 이제는 단속하는 흉내만 낼 뿐 사실상 골목장을 방치해 두는 수준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사법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16장마당을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하루 4시간만 운영하자 장사꾼들이 모두 장마당을 떠나 골목장으로 향하고 있다장사꾼들이 떠나자 주민들도 그들을 따라 골목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장마당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였다그런데 농사철이 시작된 4월 초부터 오후 2시부터 저녁 8시로 장마당 운영시간을 줄이더니, 농촌지원이 시작된 5월초부터는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로 장마당 운영시간을 대폭 단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은 운영시간은 하루 4시간으로 줄었지만 장세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면서 옷이나 신발과 같은 공업품(생필품)을 파는 장사꾼들은 하루 장세로 (북한 돈) 1,500(미화 0.15달러), 빗자루나 잡화를 파는 장사꾼들은 하루 장세로 500(미화 0.05달러)씩 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루 10시간 벌어 내야 할 장세를 하루 4시간 벌어 내라는 것인데 장마당 단축 운영으로 장사마저 잘 안되니 결국 장사꾼들은 장세가 없는 골목장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주민들 역시 운영시간에 제한이 없는 골목장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그동안 골목장을 제일 악질적으로 단속해 온 집단은 6.17상무였는데 지금은 6.17상무가 82연합지휘부에 통합되면서 골목장 단속도 많이 약화됐다“6.17상무는 2015617, 국가양정법을 준수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로 조직된 단속조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6.17상무는 그동안 국가 식량이 빼돌려지는 통로인 골목장 단속에 골몰해왔다하지만 202110, 기존의 단속 조직들인 106상무, 114상무가 82연합지휘부로 통합되면서 6.17상무도 82연합지휘부에 흡수되었고, 골목장 단속도 느슨해졌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사법기관들이 골목장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소식통은 장마당 한 곳에서 뇌물을 받는 것 보다 골목장 여러 곳에서 뇌물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라며 장마당 통제를 맡은 사법기관 간부들은 골목장이 늘면 늘수록 더 수입이 늘어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국가에서 정한 농촌지원 기간은 김매기 마감 기일인 720일까지여서 그때까지 장마당은 단축운영 된다골목장은 이미 전국적인 범위로 확산돼 김매기가 끝나는 7월 중순에도 계속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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