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냉해· 비료부족 겹쳐 작황 안좋아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0.06.30
MC: 북한이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농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냉해 피해와 비료부족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체 북한 주민이 총동원되어 벌였던 농촌전투가 6월 중순 들어 대부분 끝났습니다. 지금은 각 협동농장 자체로 김매기와 비료주기 등 중간영농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29일 황해남도 신천군 명승협동농장에서 김매기를 하는 농장원들의 모습을 비추면서 올해 작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신천군 명승협동농장의 농업근로자들이 당면한 농작물 비배관리를 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김매기를 실속 있게 진행하면서 비료시비를 논벼 생육 상태에 맞게 기술적으로 해나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농작물 작황에 대해 좋게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냉해 피해와 비료부족으로 작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친척방문차 중국에 나온 김춘실(가명. 50대)씨는 “지난 5월 중순까지 날씨가 추워 모내기에 동원된 사람들이 한 겨울처럼 동복을 벗지 못하고 일했다”면서 “평안북도 일부 지역에서는 직파한 강냉이의 싹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해 냉해 피해가 컸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올해는 강냉이 영양단지를 하지 않고 직파를 많이 했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강냉이 싹이 늦게 나왔을 뿐 아니라 강냉이 키도 예년에 비해 작다”고 말했습니다.

논벼도 냉해 피해로 모살이가 늦어져 평소보다 성장이 15~20일간 늦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작황이 좋지 않은 이유는 날씨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료를 충분히 치지 못해 농작물이 제대로 결실을 맺을지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지방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한 주민은 “현재 강냉이 밭과 논밭에 1차 비료를 공급하고 2차는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7월 들어 이삭비료를 쳐야 하는 데 중앙에서는 부족한 비료를 자체로 만들어 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들어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비료를 자체로 만들어 치는 협동농장들을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유기농법을 적극 받아들일 데 대한 우리당 정책을 높이 받들고 우리 작업반에서는 여러 가지 유기질 비료와 생물농약을 자체로 생산해서 논밭에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농장마다 유기비료를 자체로 만들어 친다고 하지만 화학비료 사용으로 지력이 현저히 떨어진데다 비료의 양도 적어 과연 효과가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게 현지 농민들의 반응입니다.

북한은 올해 비료문제를 자체로 생산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농번기가 다 되도록 남흥화학공장에서 비료가 나오지 않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둘러 중국을 방문해 비료지원을 요청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시기와 때를 같이해 중국에서 비료가 나와 북한이 바쁜 대목을 면했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북한에서 농작물 상황이 봄철부터 좋지 않아 주민들 속에서는 벌써부터 내년도 식량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양강도 혜산시에서 중국에 나온 한 주민은 “현재 장마당에서 쌀 가격이 530~600원 가량 하는데 올해 농사가 안되면 내년도에 얼마까지 가격이 오를 지 알 수 없다”고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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