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소유 외환 사용 엄중단속…몰수까지”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5-0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지난 2017년 열린 제13회 평양 가을 국제무역박람회에서 한 고객이 달러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열린 제13회 평양 가을 국제무역박람회에서 한 고객이 달러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AFP

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보안기관을 이용해 전례없이 엄격한 외화 사용단속에 나서는 등 북한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지난 4일 미화 1달러에 대한 북한 돈의 가치가 한달 여 만에 10퍼센트 이상 급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3월 중순, 3월 말 경에는 (미화 1달러에 대한 북한돈 환율이) 9천 300원까지 올랐습니다. 북한돈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졌었죠. 우리 조사로는 4월 24일 1달러 당 환율이 8천 791원까지 떨어졌는데, 5월 4일 최신 조사에 의하면 8천 5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자사의 북한 내부 협력자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 함경북도는 물론 평양의 외환 암시장에서 북한돈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국경봉쇄 이전이던 지난 1월초에는 1달러 당 8천 84원 수준이던 환율이 3월말 급격히 상승했지만 북한 당국의 개입으로 다시 1월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설명입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 같은 급격한 환율 변화는 북한 당국이 지난달 말부터 보안 기관을 이용해 주민의 외화 사용을 엄중히 단속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이전에는 외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단속에 걸리면, 좀 힘이 있는 사람이나 간부를 내세우면 강제로 북한돈으로 바꾸는 식으로 돌려줬는데, 이젠 그것도 일체 안되고 전액 몰수 조치가 된다고 합니다.

아직 직장이나 당 기관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외화 사용 금지 지시가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보안 당국은 단속 인원을 늘려서 물품의 구매나 판매자로 가장해 함정단속까지 벌이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은 앞으로 당국이 외화 전문상점 등에서도 외화 사용을 전면 금지할 지도 모른다며 동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 당국의 외화 보유고가 고갈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수년 간 대북제재로 석탄 등의 수출길이 막힌 데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벌이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그러나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외화를 빼앗는 방식으로 외화난을 타개하려 한다면 심각한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예를 들자면100만 달러를 가진 돈주는 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보안원 등 관리들에게 뇌물을 더 많이 줄 겁니다. 지금보다 부패가 더 팽배한 사회가 되고, 그러면 북한 정권이 이들 관리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매우 심각한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것입니다. 경제학자로서 권고하고 싶은 방법은 북한 정권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공장, 탄광, 농토, 아파트, 국영자산이나 기업을 절반 정도 민간에 매각함으로써 외환 부족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과거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국영자산의 민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회적 불안정을 피하기 위해 주민들로부터 외화를 몰수하는 대신 북한 당국이 화폐를 더 발행해 국가의 자본을 충당하려 할 경우, 인플레이션 즉 통화팽창에 따른 지속적 물가상승으로 경제적 불안정이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