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반 주민에 비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간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방러 기간 간부들의 사상 동향과 충성도를 조사, 장악(요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간부들에게 당의 지시 관철을 위해 높은 헌신과 분발, 모범을 창조할 것을 부쩍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간부가 되려면 노동당원, 대학 졸업생, 제대군인 등의 자격을 갖추어야 하며 출신성분(부모 신분), 사회계급적 토대(적대계급 유무 및 범죄경력), 충실성 등 노동당이 정한 간부 사업(인사)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각급 당위원회들이 기관 내 간부들의 사상 동향과 충실성 정도를 조사 장악했다”며 “이번 조사의 핵심은 김정은의 로씨야(러시아) 방문 기간 각 간부들이 어떻게 일하고 행동했는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조사는 중앙당 조직지도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10월 초 각급 당위원회가 자기 기관 간부들의 사상 동향, 혁명과업 수행에서의 헌신, 개인 생활과 처신 등 각 부문의 긍부정을 자세히 밝힌 평정서를 작성해 상급 당에 바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각급 지역, 기관 당위원회는 연말이 되면 관내 모든 간부의 1년 간 충실성 정도와 당생활 정형, 혁명과업 수행 등 생활 전반을 평가하는 평정서를 작성하며 이 평정서는 해당 간부의 개인 문건(인사 자료)에 첨부되어 보관됩니다.
소식통은 “이번 조사에서 제일 중요하게 보는 내용은 김정은의 해외 방문 성과를 왜곡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지, 동상·초상화·당의 기본구호 관리와 같은 수령보위 사업 정형, 술판이나 먹자판을 벌인 적은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전에도 김정일 사망이나 ‘100일 전투’와 같은 중요한 일이 있은 다음에 간부들의 사상 동향과 움직임을 조사 장악한 적이 있었다”며 “올해는 이번 평정서가 연간 간부들의 생활 평정서를 대신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라면 중요한 시기나 정황에 따라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처세술도 높아야 한다”며 “특히 간부는 발언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일반 주민들이 자녀에게 술은 좀 마셔도 담배는 피우지 말라고 하는 것과 반대로 간부들은 자기 자녀에게 담배는 피워도 술을 절대 먹지 말라고 교육하는데 그 이유는 혹시라도 술을 먹고 발언을 잘못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전에 김정일이 죽었을 당시 애도 기간 술을 마시거나 처신을 잘못한 간부들이 다 출당 철직(직위 해체)되었다”며 “이번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 간부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회령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1일 “요 몇년간 당국이 김정은에 대한 간부들의 절대적인 충성과 헌신을 거듭 강조하면서 간부들이 살 얼음장을 건너는 심정으로 모든 면에서 최대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로씨야 방문 기간 지배인과 초급당비서 등 공장 간부들이 매일 아침 노동신문을 직접 독보하고 종업원들에게 사건 사고 방지와 노력적 혁신을 거듭 독려하는 등 여느 때와 다르게 열성을 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도와 시는 물론 일반 공장 기업소의 지배인 당비서 같은 책임 간부들이 보름 넘게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침식(숙식)을 했다”며 “그렇게라도 현장을 지키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반 주민도 평시보다 더 조심해야 했다”며 “하루만 결근해도 수령과 당에 대한 자세와 입장이 투철하지 않다는 식으로 추궁하고 사소한 것까지 엄중하게 분석돼 평가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전기간, 북한 각지에서는 매일 아침 청년기동선전대, 여맹기동대원들이 주요 공장 기업소의 정문과 시내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깃발을 흔들며 출근하는 근로자들을 독려하는 선동활동을 벌였고 방송선전차들이 도시를 누비며 방송선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 당시 북한 관영 매체들도 김정은의 불멸의 대장정을 노력적 위훈으로 빛내기 위해 맡은 일에 헌신하라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던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