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여교사들, 겨울방학 기간 물길어 품삯 벌어
2025.02.03
앵커: 북한 지방도시에서 일부 초·중·고 여교사들이 개인 살림집 아파트를 돌면서 물을 길어주고 품삯을 받아 식량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음력설 내가 사는 (평성) 옥전동 아파트에는 두 명의 여교원이 개인 살림집에 물을 길어 주고 돈을 받아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물 긷기 품삯은 아파트 밑에 설치된 펌프수도에서 물을 길어 살림집 부엌에 설치된 물탱크에 쏟아주고 물 바께쯔(10리터 양동이) 하나 당 (내화)300원을 받는다”며 “4층부터는 가격이 두 배(600원)”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아파트 살림집마다 설치된 물탱크에 물을 가득 채우려면 양손에 물 바께쯔 들고 열 번 층계를 오르고 내려야 한다(물탱크 하나 채우는 데 바케쯔 20개 필요)”며 “이렇게 (3층 이하) 두 집의 물탱크를 채워주면 1만2천원(미화 0.6달러)정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여교원들의 물 긷기 돈벌이는 설날(신정)부터 아파트를 돌면서 시작됐다”며 “겨울 방학 동안 식량 벌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여름이면 샘물을 날라와 잘사는 집에 건강음료수로 판매하는 장사는 2010년대 후반부터 공장 남성 노동자들에 의해 등장했고 여성들이 같은 여성주부의 주문으로 개인집에 물을 길어주는 삯노동은 몇년 전부터 일부 도시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여교사가 물 긷기 돈벌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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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4일 “단층이든 아파트든 수도가 전부 고장이 나 가정주부들은 청소와 취사 등에 필요한 물을 펌프수도나 우물에서 길어 해결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돈을 잘 버는 여성들과 간부들의 아내들은 이틀에 한번 물을 길어주는 사람들을 찾는데, 단층집보다 아파트에서 많이 찾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정주시내 아파트에는 물을 길어주고 돈벌이 하려는 여성들이 오는 데, 겨울방학에는 생계가 어려운 여교원들이 오기 때문에 아파트 사람들은 일반 여성들보다 여교원을 선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물 길어주는 삯꾼으로 여교원을 선택하는 것은 물을 길어주는 사람이 집 안으로 들어와 부엌 물탱크에 물을 채우려면 시간이 걸리므로 집 주인이 집 열쇠를 맡기는 데, 교원이라면 집안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내가 사는 역전동 아파트에도 물 긷기로 식량벌이 나선 소학교와 고급중학교 여교원 세 명이 이틀에 한번 각각 세 집씩 물을 길어주고 돈을 받아 간다”며 “집집마다 이틀이면 물탱크의 물(200리터 정도)을 소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직업적인 혁명가로 상징되는 여교원이 물을 길어주며 품삯을 받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민들 속에서는 이 나라의 교원들이 불쌍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