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총정치국 “군대가 나무심기 앞장서라”
2024.03.29
앵커: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이 나무심기에 게으른 지휘관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경고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민군대가 앞장에서 나라의 산림자원을 활기차게 복원하자”
최근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이 육해공 각 군부대들에 내려 보낸 강연자료의 제목입니다. 강연에서 총정치국은 군부대 주변 산림녹화를 최우선으로 다그칠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지난 12일에 이어 23일에도 나무심기와 관련한 인민군 총정지국 강연이 진행되었다”며 “23일에 있은 강연에서는 5군단 산하 일부 군부대들을 꼭 짚어서 비판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에서 비판 대상이 된 5군단의 일부 군부대들은 부대 주변의 산림을 마구 훼손해 부업지를 조성하는 행위를 일삼았다”며 “해당 부대 지휘관들은 인민군의 엄격한 규정과 규율에 따라 군사재판에 회부되었음을 강연을 통해 공식적r으로 알렸다”고 말헸습니다.
“또 앞으로 군부대의 특수관계를 고집하면서 지역 국토환경보호부의 지도와 검열을 외면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고 경고했다”며 “나라의 산림녹화를 위해 모든 군부대들이 해당 지역 국토환경보호부의 지도를 받아야 함을 강력히 호소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오늘날 국토환경을 보호하고 훼손된 산림을 복원하는 사업은 우리 조국의 미래와 만년대계를 결정짓는 매우 중대한 사업”이라며 “국토환경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인 나무심기는 당과 수령의 안전을 지키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는 강연의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준엄한 시기 선대 인민군 용사들이 당과 수령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인민군 병사들도 국토 보호와 산림 복원이 당과 수령을 지키는 숭고한 사업임을 명심하고 나무심기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강연회의 일관된 주장”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6일 “지난 2월 7일, 전연 지구인 김화군을 현지시찰한 김정은이 그곳 산림녹화 실태를 엄하게 질책했다”며 “특히 군부대들이 벌거숭이 산 한가운데 노출돼 있는 것을 심각히 우려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의 현지시찰 후 국방성과 인민군 총정치국이 김화군 주둔 5군단을 시작으로 전군에 나무심기 열풍을 지시했으나 잘 먹혀 들지 않고 있다”며 “일부 군부대들은 부대 주변의 산림 녹화를 우선적으로 다그치라는 총정치국의 지시를 외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당시 5군단 방문 여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5군단이 김화군에 주둔하고 있어 그곳에 있는 부대들은 모두 5군단 산하 부대들에 속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많은 군부대들이 부대 주변의 땅을 불법적으로 일구어 부업 밭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호박과 배추를 심어 여름철 부식물을 해결하고 여기서 마른 시래기까지 만들어 겨울철 국거리감도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부대 주변에 부업 밭을 만들면 주야로 보초 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있기 때문에 따로 밭을 지킬 필요가 없다”면서 “하지만 부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부업 밭을 만들게 되면 도둑을 막기 위해 따로 밭을 지키는 병사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군단이나 사단 본부에 있는 병사들에겐 많지는 않지만 주변 농장에서 부식물을 공급하고 있다”며 “그러나 군단이나 사단 본부와 떨어져 대대 단위로 생활하는 병사들은 주변 농장에서 부식물을 공급받지 못해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대 단위로 생활하는 군부대에서 주변의 부업 밭은 부대 유지를 위한 생명줄”이라면서 “그런데도 따로 부식물 대책도 없이 무작정 부대 주변의 산림녹화를 지시하니 지휘관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휘관들은 총정치국의 감시가 소홀해 질때까지 지시에 충실히 따르지 않고 버티는 경우도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