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일부 농장, 대학생까지 동원해 감자 재수확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23.10.24
양강도 일부 농장, 대학생까지 동원해 감자 재수확 삼지연시 중흥농장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양강도 삼지연시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군 종합농장의 감자 가을(수확)을 다시 하면서 책임문제를 둘러싼 관련 기관들의 다툼이 가열되고 있습니다북한 내부소식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0 “지난 5일부터 15일까지 열흘 동안 삼지연시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군 종합농장에서 이미 가을걷이가 끝난 감자 밭을 전부 뒤집어 엎고 가을걷이를 다시 하는 기괴한 일이 벌어졌다”며 “가을걷이가 끝난 밭에서 다시 가을걷이를 하는 일은 아마도 우리(북한)나라 역사에서 처음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가을걷이를 전부 다시 할 데 대한 지시는 내각 농업성에서 올린 실태 자료(날짜 미상)를 보고 받은 김정은이 직접 내린 것”이라며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삼지연시대홍단군의 근로자들과 청소년학생들혜산시의 대학생들까지 모두 동원돼 가을걷이를 다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가을걷이를 다시 한 결과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종합농장에서 정보(0.992ha)당 적게는 12많게는 18톤의 감자를 더 수확할 수 있었다”며 “가을걷이를 처음 했을 때 정보( 3,000)당 평균 감자 28톤을 생산한 것으로 나왔는데 가을걷이를 다시 한 결과 정보당 평균 감자 42톤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결국 감자 3분의 1을 땅속에 묻어 놓은 채 가을걷이를 끝냈다고 보고했는데 농업성 검열대에 의해 이러한 사실이 적발됐고김정은에게 보고되었다”며 “이 문제로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군 종합농장에서 18일부터 대규모의 사상투쟁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2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종합농장의 감자 가을걷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간부들이 평양으로 소환되거나 양강도당 조직지도부에 소환되어 사상 검토를 받고 있다”며 “양강도 농촌경리위원회 위원장과 초급당비서포대종합농장 지배인과 대홍단종합농장 지배인삼지연시와 대홍단군 당 책임비서농촌경영위원회 위원장들이 평양으로 불려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가을걷이를 다시 할 만큼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평양으로 불려간 간부들은 무사치 못할 수도 있다”며 “삼지연과 대홍단의 간부들은 올해 감자 가을걷이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평양기상수문국의 잘못된 예보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기상수문국이 중기 예보를 통해 9월 중순 양강도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갑작스런 추위가 닥치니 가을걷이를 다그쳐야 한다고 보도해 양강도의 협동농장(군 농촌경영위원회 운영)들과 종합농장(농업성이 직접 운영)들에서 가을걷이의 질보다 속도에 치중하는 등 혼란과 피해를 초래했다”며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종합농장은 백두산이 가까이 있어 추위가 일찍 오는데다 날씨를 예측하기가 힘들어 평양기상수문국의 날씨 예보에 매우 민감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포태종합농장과 대홍단종합농장의 경우 국가에서 기계화의 본보기로 내세운 농장으로 감자 파기를 모두 기계로 한다”며 “다만 기계로 감자를 파면 절반은 땅속에 묻혀버리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따라다니며 땅에 묻힌 감자를 다시 파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가을걷이 속도를 강조하다 보니 사람이 따라다니며 감자를 다 파내지 못했고그 결과 가을걷이를 다시 하기에 이르렀다”며 “문제가 심각하게 번지게 되니 책임을 둘러싼 농장 측과 지도 기관(지방 당조직), 농촌경영위원회의 다툼도 매우 거세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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