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교들에 값비싼 평양단체관광 강요
2019.07.08
앵커: 북한당국이 지방에 거주하는 화교들에게 억지로 값비싼 평양 관광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간단체인 화교협회를 통해 평양 관광을 추진하면서 비싼 관광요금을 부담시키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달 초 방문차 중국에 나온 함경북도 청진 거주 한 화교 소식통은 “청진 화교협회가 주관이 되어 2박 3일 일정의 평양관광을 조직하고 있다”면서 “겉으로는 화교협회가 나서서 조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조선) 당국의 사주를 받아서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달(7월) 하순에 있는 전승절(7.27)을 전후해서 평양에 다녀오게 되어있으며 어랑비행장(일명 청진비행장)을 출발해 항공편을 이용하는 관광일정”이라며 “관광요금은 한 사람당 350달러로 매우 높게 책정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관광요금엔 집단체조 관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평양과 청진을 비행기로 왕복하기 때문인지 2박 3일간의 관광 치고는 요금이 상당히 비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화교들의 경제 사정이 일반 주민들보다는 낫다고는 하지만 350달러는 화교들에게도 부담스러운 액수”라면서 최소 200명 이상 규모의 평양관광단을 꾸려야 하는 화교협회 책임자들 입장에서는 커다란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평양관광의 참여자는 화교로 한정하고 있지만 참가인원이 부족할 경우에는 조선 국적인 화교 가족들도 관광단에 합류할 수 있도록 허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소식통은 “화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다른 도시에서도 평양관광단이 꾸려질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북조선에서 화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은 평양, 신의주, 청진, 강계 순”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에 살다가 중국으로 영주 귀국한 화교 출신 소식통은 “북조선 당국은 기회만 닿으면 화교들의 팔을 비틀어 국가 행사에 참여시키거나 돈을 뜯어내고 있다”면서 “과거 아리랑 집단체조공연이 있을 때에는 화교들을 대상으로 단체관람 조직을 꾸렸고 해마다 봄 가을에 열리는 ‘평양국제상품전람회’에도 화교들을 동원해 단체 관람을 조직해 경비를 조달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북조선에서 한창 벌리고 있는 원산, 삼지연 관광단지 꾸리기 사업에도 자발적 형태를 가장한 화교들에 대한 수탈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