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북 식당 ‘팁 감춘’ 여종업원 사상투쟁 무대 올라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06.05
단둥 북 식당 ‘팁 감춘’ 여종업원 사상투쟁 무대 올라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단둥의 한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AP

UPDATED: 2024-6-6 11:20 PM KST

앵커: 중국 단둥 소재 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이 손님에게 받은 현금 팁즉 봉사료를 바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상투쟁 무대에 올랐습니다관련 소식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외화벌이 인력으로 중국에 파견된 북한 여성들 중에는 식당에서 음식 접대와 노래를 부르며 봉사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임가공에 동원된 인력과 달리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은 손님들로부터 현금 팁(봉사료)을 받기도 하지만, 한 푼도 남김없이 당국에 바치도록 강요 받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중국에 주재한 대북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주말, 단둥 소재 모 북한 식당(소식통 보호 위해 구체적 식당명 익명 처리)에서 사상투쟁 회의가 있었다는 말을 이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조선족 요리사에게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단둥에 있는 이 식당에는 평양출신 20대 여성들이 손님 접대조와 공연조로 나뉘어 근무하고 있으며, 종업원 숫자는 20 명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이어 “이 식당 여종업원들이 집합된 가운데 진행된 사상투쟁 무대에는 단독 방에서 식사하는 손님에게 음식을 접대하며 팁으로 받은 중국돈 200위안(미화 27.6달러)을 당국에 바치지 않고 숨겼던 여종업원 한 명이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 식당에는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음식을 접대하는 여종업원들은 가끔 손님이 팁을 준다 해도 개인 주머니에 넣을 수 없지만, 단독 방 중 일부 방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아 손님이 주는 팁을 숨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상투쟁 무대에 오르게 된 여종업원은 CCTV가 없는 방에서 음식 접대를 다른 여종업원과 함께 하면서 팁을 받았는데, 식당 영업이 끝난 후 다른 여종업원만 손님에게 받은 팁을 책임자에게 바치면서 팁을 숨긴 사실이 들통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여종업원들의 사상과 조직생활을 책임지고 나온 책임자는 당국에 바쳐야 할 외화벌이 계획 수행을 강조하면서 해당 여종업원을 사상투쟁 무대에 시범꿰미로 올려 세우고 비판공세를 이어가면서 다른 종업원들도 이런 잘못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도 “지난 4월 중국 주재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손님에게 팁을 받으면 반드시 당국에 바치라는 사상교육이 진행된 이후 (일부 단둥 소재) 북한 식당에는 팁을 넣는 통이 생겨났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투표함 모양의 팁 통은 식당에서 음식 접대나 공연하는 여종업원들이 손님으로부터 현금 팁을 받으면, 손님들이 안 보는 곳에서 넣을 수 있도록 식당 테이블과 멀지 않은 여종업원 휴계실 근처 등에 놓여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일부 여종업원들은 이제는 팁을 모으는 팁 통까지 설치하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올해 초 발표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보고서에 따르면 10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 40여개국에 파견돼 봉제, 건설, 의료,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바로잡습니다: 앞서 기사에서 언급됐던 구체적인 북한 소재 식당명들은 소식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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