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콩고서 건설회사 차려 사업 진행…대북제재 위반”
2020.08.19
앵커: 미국의 한 비영리 단체가 북한 사업가들이 아프리카 국가 콩고민주공화국에 건설회사를 차리고 사업을 진행했으며, 콩고 은행과 정치인들이 이를 묵인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의 대북제재 결의를 공공연하게 위반했다는 지적입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비영리 국제감시단체 센트리(The Sentry)는 19일 “공공연한 사건: 북한 사업가들은 어떻게 콩고에서 대북제재를 회피했나(Overt affairs: How North Korean Businessmen Busted Sanctions in the Democratic Republic of Congo)”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북한 사업가 박화성(Park Hwa Song)과 황길수(Hwang Kil Su)가 2018년 콩고에 ‘콩고 아콘데’(Congo Aconde)라는 건설회사(construction services firm)를 세웠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회사 설립 3달만에 콩고 오트로마미(Haut-Lomami) 주에 동상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콩고 여당 정치인들을 포함한 유명 정치인들이 이 곳에 방문했다고 콩고 언론매체 보도를 인용해 밝혔습니다.
특히 당시 사업과 관련된 유명 콩고 정치인이 박화성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함께 걷는 모습이 포착되거나 회사 이름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는 설명입니다.
더불어 당시 콩고 매체 보도와 정부 관계자들의 공식 발언을 통해 2019년 1월에 공개된 동상 2개가 해당 지방정부의 자금으로 설립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것은 분명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외에도 각종 기사와 사진 등을 분석해 2019년 8월 당시 콩고의 수도인 킨샤사에서 진행된 공원 조성사업에도 ‘콩고 아콘데’가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킨샤사주 지사와 황길수로 추정되는 인물이 이야기를 나눈 것을 확인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문서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콩고 아콘데’는 아프릴랜드 퍼스트 은행(Afriland First Bank)에서 미국 달러 취급 계좌(US dollar-denominated account)를 개설했으며, 당시 이 은행과 연계돼 미화와 유로화 거래를 처리하던 BMCE 은행 (BMCE Bank International)의 프랑스 파리 지점을 통해 콩고 외부로 자금을 옮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계좌 개설 과정에서 북한 사업가들이 평양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당시 은행 측이 확인했을 것이며, 신분증으로 여권 사본을 확인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이러한 행위는 유엔과 유럽연합의 대북제재 위반이며, 이 계좌들로 달러를 거래했다는 점에서 만약 ‘콩고 아콘데’의 은행 업무가 미국 관할권 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것은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도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보고서의 주 저자인 센트리의 존 델오소(John Dell’Osso) 선임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콩고 아콘데’의 사업을 추적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델오소 연구원: (오트로마미 주에서의) ‘콩고 아콘데’ 사업을 지칭할 때, 회사 이름의 철자에서 알파벳 C와 K가 혼동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이 회사가 계속 한국 기업으로 알려져 추적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In basically any reference to the company Congo Aconde’s projects there, the spelling of the name was slightly different, so instead of the C there was a K. And another detail we found very interesting and in fact make it difficult to track the company’s activities was it was consistently referred to as being South Korean.)
그는 콩고 정부와 정당 및 은행 측에도 문의했지만 대부분 대답을 들을 수 없었거나 의미있는 대답을 들은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델오소 연구원은 콩고은행연합(Congolese Association of Banks, ACB)이 센트리 측에 서한을 보내, 콩고 은행들은 전 세계적인 관행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서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합작·합자·외자 형태의 기업을 모두 폐쇄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2017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행정명령 13810호는 특정 북한 기업이나 은행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업에 대해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지난달 미국 민간단체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019년 2월에서 2020년 2월 사이 콩고가 군사부문에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고 밝혔으며, 그 전달인 6월 AFP 통신은 북한이 콩고에 무기와 탄약 등을 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