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북 유조선, 중국 드나들어...불법환적 의혹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3.12.19
대북제재 위반 북 유조선, 중국 드나들어...불법환적 의혹 사진은 북한 선적 유조선과 선적을 알 수 없는 선박이 환적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
/연합뉴스

앵커: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북한 유조선이 아무런 제지 없이 북한과 중국 항구를 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19일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 Traffic) 자료를 살펴본 결과, 북한 유조선 무봉 1’(MU BONG 1)호가 북한 청진항을 목적지로 중국 핑탄항을 출발한 것은 지난 15일입니다.

 

무봉1호는 지난달 3일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한 뒤 닝보항 계선장소에 도착, 약 한 달간 머물다가 이후 핑탄항에 입항한 뒤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무봉1호가 지난 2019년 동중국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결의로 금지된 해상 불법환적을 한 것으로 지목된 선박이라는 점입니다.

 

당시 일본 방위성은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무봉1호와 선적 불명의 선박이 나란히 붙어 정박한 것이 해상자위대 호위함에 의해 발견됐다며, 2척의 배에 호스가 연결된 것으로 보아 불법 선박 간 환적의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무봉1호를 포함한 선박 2척을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올릴 것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무봉 1호를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미국의 대북제재와 유엔의 제재 권고에도 무봉1호는 중국 항구에 아무런 제지 없이 드나들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항구나 해역을 오가는 대북제재 위반 북한 선박이 무봉1호 뿐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오른 ‘명장산’(MYONGJANSAN)호도 18일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해 중국 다롄항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또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불법 환적 선박 중 하나로 지목한 ‘철봉산 1’(CHOL BONG SAN 1)호 역시 북한 남포항에서 출발해 19일 중국 룽커우항 계선장소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제임스 번 국장은 최근 RFA에 북∙중 간 해상 밀수 단속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임스 번 국장: 중국에서 밀수를 용인하는 사람들끼리 연결돼 있고, 밀수를 조장하는 부패한 관리들이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이를 확실히 단속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에서 해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도 최근 RFA북한의 제재 회피는 코로나 19 고립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유엔 제재 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이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어느 순간에는 국제법 내에서 북한이 불법으로 취득한 선박을 압류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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