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경우 대북 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루기 전까지 경협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서는 벌써부터 남북 경제 협력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기업들 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분주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이행에 들어가기 전까지 남북 간 경협을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여전히 최고 수준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 주도로 경제 협력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연구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경제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데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비핵화가 끝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중호 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 연구원 역시 비핵화가 오랜 시간 단계적으로 이행될 것이기 때문에 당장 경협을 재개하기보다는 그 사이에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북한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 :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청사진)이 마련되고, 그것이 1년 혹은 3~4년 간에 구체적으로 현실화, 추진화 된다고 가정하면 그것을 대비해서 경협 프로젝트들을 미리 준비하고 북한과 협의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미국 조지타운대학 객원교수는 대북 제재로 자금줄이 묶인 북한으로서는 당장 개성공단 재가동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 지금 북한의 모든 직물공장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더 이상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5만명 정도 되는데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릅니다. 북한은 언제든 다시 수출품을 생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중호 연구원은 경협이 재개되면 대외 수출이 끊기면서 사실상 휴업 상태에 들어간 북한의 공장들이 다시 문을 열게 되고 개성공단 뿐 아니라 신의주, 나선 경제특구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경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남북한 사이에서만 이뤄진 경제 협력을 국제 협력의 틀 속에서 외국 기업들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연구원 : 외국 투자자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하려면 북한의 법, 제도들을 다 바꿔줘야 합니다. 그럴 때 국제금융기구, 세계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가 전면에 나서서 북한과 협상을 하고 북한의 개혁, 개방을 같이 논의해서 새로운 경협의 모델(본보기)들을 만드는 바탕을 제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