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백화점에서 자본주의식 ‘타임세일’ 실시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9.16
time_sale_b 지난 6월 평양 대성백화점에 나 붙은 수입상품 타임세일 광고 안내문.
/RFA Photo

앵커: ‘사회주의의 마지막 보루’ 라며 체제 선전을 펼치고 있는 북한이 평양시 백화점들에서 자본주의식 할인판매방식인 ‘타임세일’을 공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화수입을 위해 자본주의식 판매전략도 불사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출장을 나온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16일 “지난 추석명절 전, 평양광복백화점에는 모든 상품을 3일 간 ‘타임세일’한다는 봉사 안내판이 공시되었다”면서 “평양시에서 상업지구중심지로 알려진 광복백화점이 ‘타임세일’을 공시한 것은 상업망을 이용하는 소비자를 끌어당겨 판매수익을 올리겠다는 자본주의식 경영방식”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타임세일 기간 광복백화점에서는 전 품목의 가격이 인하(할인)되면서 평양시민들이 몰려들었다”면서 “특히 식품가격이 대폭 내려가 술과 당과류를 파는 백화점 1층 식품매장에는 구매자들이 몰려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실제 수입 주류는 가격인하에서 제외되었고 국산 주류와 식품가격만 인하가격으로 판매되었다”면서 “국산 식품 중에서도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얼마 남지 않은 상품들이 눅은(싼) 가격에 판매되었는데 추석을 앞둔 일부 구매자들은 광복백화점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처리할 목적으로 타임세일 전술을 쓴다고 비난하면서 상품구매를 포기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지금 중앙에서는 자본주의식으로 경영되고 있는 평양대성백화점을 추겨세우면서 백화점마다 경영방식을 현대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에 평양제1백화점, 광복백화점 등 평양시내 백화점들은 대성백화점의 경영 방식을 모델로 삼아 의류 등 상품진열방식과 판매방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6월 평양대성백화점에서는 고가의 수입상품이 팔리지 않자 4일 간에 걸쳐 ‘수입상품을 타임세일’한다고 공시했고 괄목할 만한 판매고를 올렸다”면서 “이를 본보기로 삼아 평양 광복백화점도 추석을 맞으며 타임세일 방식을 공시하는 등 앞다퉈 자본주의방식의 판매전략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에서는 날마다 혁명의 수도 평양시는 사회주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선전하면서도 백화점은 물론 모든 공장들이 자본주의식 경영을 모방하는 경쟁을 벌이도록 부추기고 있다”면서 “자본주의식 경영을 도입해 외화벌이에 눈이 어두운 백화점들과 국영공장들만 최고존엄이 극찬하는 마당에 어떻게 사회주의를 지켜 나가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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