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관광단지 조성’ 중 투자자의 독자경영 요구로 차질
2019.08.20

앵커: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삼지연개발과 원산갈마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중국인 투자유치가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투자자들은 북한측과의 합영기업 형태를 거부하고 독자적이고 완전한 경영권을 요구하고 있어 북한측을 당황케 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건물의 골조만 완성해 놓고 중국인 투자를 유치해 완공을 모색하고 있는 삼지연개발과 원산관광단지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 선양의 한 조선족 사업가는 “북조선 관광단지에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북조선에 다녀왔다”면서 “나와 동행했던 중국 사업가들은 거의 다 북조선측과 기업을 함께 운영하는 ‘합영기업’ 형태가 아닌 ‘독자기업’ 형태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측의 간섭 없이 투자자가 독자적으로 경영을 책임지는 방식은 북조선 측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투자형태”라면서 “중국 사업가들과 투자상담에 나선 북조선 당국자들 사이에 치열한 눈치 싸움과 협상이 있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국 투자자들이 ‘합영기업’이 아닌 ‘독자경영기업’ 형태를 선호하는 것은 합영기업에 대한 북조선 측의 지나친 간섭과 전횡으로 중국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거나 아예 북조선 투자를 접고 철수한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합영기업 형태로 북조선에 진출했다가 북조선 당국의 횡포에 질려 빈손으로 철수한 중국 기업인이 한 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겉으로는 사업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평양의 대형 백화점 ‘광복거리 상업중심’도 속으로는 중국측 투자자와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이 백화점의 중국측 대표가 지금까지 몇 명이나 바뀌었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측이 합영회사 정관을 무시하고 자신들에 유리한 쪽으로만 몰고 가는 횡포를 부리기 때문에 투자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 매각하고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계 인사는 “북조선 관광단지에 투자를 생각하는 중국 사업가들은 북조선 측에 우선 토지를 임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임대 받은 토지에 중국인 투자를 유치해 호텔을 비롯한 위락시설을 지어 완공한 다음 북조선 측에는 임대료와 로열티만 지급하고 독자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토지는 30년 또는 50년간 장기 임대로 토지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완전히 보장해주는 것”이라며 “이 같은 방법은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실시한 제도로써 북조선이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중국 단둥의 한 관광업 종사자는 “원산과 삼지연 지역에서 골조공사를 거의 끝내고 중국인 투자를 유치해 시설물 공사를 마무리하려던 북조선 측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면서 “사실 골조공사비는 건물 전체를 완공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의 3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관광이 중국인들 속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고 북조선에 중국인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조선 관광시설(인프라)은 여전히 낙후되어 있다”면서 “중국 투자자들은 애초부터 북조선 당국을 믿지 않기 때문에 독자경영 기업형태가 보장되지 않는 한 북조선이 야심 차게 밀어 붙이는 대형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