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CEF “북한 내 필수 백신 미접종 아동 비율 급증”
2024.07.15
앵커: 북한에서 필수 예방접종을 단 한번도 받지 않은 어린이들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유엔 기구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아동기금, 즉 유니세프(UNICEF)와 세계보건기구(WHO)가 15일 발표한 ‘2023년도 세계 예방접종 현황 보고서’.
이에 따르면 북한에서 지난해 필수 예방접종을 단 한번도 받지 못한 어린이들의 비율이 신형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니세프는 필수 예방접종을 단 한번도 받은 적이 없는 어린이들을 ‘제로 도스 어린이(zero dose children)’로 칭하고 그 수를 DTP1 백신, 즉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예방접종을 놓친 어린이들의 수를 기반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의 예방접종 현황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DTP1 백신 접종율은 지난해 4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DTP1 접종율 추산 대상이 된 195개 국가 중 최저치이며 북한이 지난 1997년 기록한 접종율인 54%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DTP1 백신 접종율은 98%에 달하며 전 세계 평균을 웃돌았고 2020년까지도 같은 수준이 지속됐지만 지난 2021년 42%로 급락한 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의 지난해 예방접종율은 결핵 예방 백신(BCG) 63%, 홍역 백신(MCV1) 28%, B형 간염 백신(HEPB3) 16%, 뇌수막염 백신(HIB3) 16% 등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소아마비 백신 2종(IPV1, POL3)의 경우 접종율 0%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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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반적으로 지난해 제로 도스 어린이의 수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케이트 오브라이언(Kate O’Brien) 세계보건기구 백신접종국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세계 예방접종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제로 도스 어린이의 수가 신형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케이트 오브라이언 세계보건기구 백신접종국장: 2023년 전 세계 필수 백신 미접종 어린이의 숫자는 전년 대비 증가했습니다. 가장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미접종 어린이의 숫자는 총 1천450만 명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는 1천390만 명이었던 2022년에 비해 증가한 수치입니다.
에프람 레망고(Ephrem Lemango) 유니세프 예방접종부국장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제로 도스 어린이 수를 650만명 아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가들이 예방접종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프람 레망고 유니세프 예방접종부국장: 모든 어린이에게 닿을 수 있도록 국가들은 지금 예방접종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보건의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지역사회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 일년 내내 안정적인 백신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신형 코로나 유입을 막겠다며 봉쇄했던 국경을 지난해 8월 3년 7개월 만에 재개방한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유니세프, WHO 등 유엔 기구 소속 국제직원들의 복귀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