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보면 개성공단 제품을 역외가공지역에서 처리하게 해 한국산으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개성공단 관련 조항에 대해 벌써부터 미국 의회에서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제품이 남한산과 똑같이 미국시장에서 관세혜택을 받게 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테러, 핵확산 방지, 무역 소위원회는 13일 미국 무역대표부의 카란 바티아 (Karan Bhatia) 부대표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켰습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Brad Sherman) 위원장은 북한이 핵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이른바 ‘악의 축’의 일부로 지목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한의 자유무역협정을 빌미로 북한제품이 언제든 미국시장에서 남한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herman: (North and South Korea can enter into agreements at any time to give some slight elements of sovereignty to the South over any of these processing zones.)
"북한은 언제든 남한과 협정을 맺어 북한 땅의 가공지역들에 대한 주권 일부를 남한에 넘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미국시장에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는 겁니다. 더구나 남한은 헌법상 북한지역까지 영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카란 바티아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셔먼 위원장이 지적한 허점이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Bhatia: (It's clear understood under international law that territory of S. Korea is what we currently consider territory of S. Korea. It is not Kaesong.)
"남한의 영토는 현재 남한의 영토로 인정되고 있는 부분에 한한다는 사실은 국제법상 분명합니다. 따라서 개성공단이 남한의 영토로 인정될 수는 없습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원칙적으로 남한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만 남한산으로 인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Ed Royce) 의원은 개성공단이 북한 정권을 돕는데 악용되고 있다면서 개성제품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Royce: (The State Department should go one step further, dissuading S. Korea from expanding Kaesong.)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미국 사람이라면 북한제품이 미국시장에 들어오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 국무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남한이 개성공단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앞서 지난 11일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산하 무역 소위원회의 샌더 레빈 (Sander Levin) 위원장이 미국 무역대표부의 수전 슈워브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개성공단 관련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통상전문가 앤소니 김 (Anthony Kim) 연구원의 말입니다.
Kim: (협상을 마무리졌고 마지막으로 조율하는 단계에서 여러 가지로 검토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정책 토론이 있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섣불리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신중한 자세로 관망하는 게 어떤가 싶습니다.)
한편 미국과 남한의 자유무역협정은 현재 양국 국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후 1년이 지나면 이른바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을 지정할 위원회가 설립되는데, 개성공단 외에 북한의 다른 공단들도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과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역외가공 후보지역의 노동, 환경 기준 등 요건이 충족되면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