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생산제품, 남한산 인정여부 ‘발목’

미국, 일본 등 남한의 주요 무역상대국들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의 남한산 인정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출 비중이 큰 대부분의 입주 기업들이 원산지 표기 원칙에 따라 북한제품으로는 수출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nk_product-200.jpg
남한의 한 의류업체가 북한에서 만들어진 옷을 점검하고 있다. - AFP PHOTO / KIM JAE-HWAN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이미 입주한 업체를 비롯해 지난 9월 1단계 입주기업으로 공업단지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업체들이 최근 원산지 표시를 남한으로 하는 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됐습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다급한 실정이라고 9일 남한신문 서울경제가 전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남한산으로 표시되면 남한이 누리는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북한산으로 표시될 경우 북한이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지 않은데다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돼 있는 사실을 들어 높은 관세가 매겨져 사실상 수출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남한 정부는 올해 말부터 본격화될 미국과의 FTA 즉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앞두고 여러 차례 사전 점검회의를 가졌지만 미국 측이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밖에도 남한과의 교역규모가 큰 일본, 캐나다 등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도 최근 남한과 가진 자유무역협정 협상에서 상당수 회원국들이 남한산 인정에 반대해 더욱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출시장에서 남한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이 개성산 제품을 남한산 제품으로 쉽사리 인정치 않을게 뻔하기 때문에 남한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남한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싱가포르와 유럽자유무역연합들과의 FTA 협상에서 개성공단제품을 남한산으로 인정받았지만 이들과의 교역규모가 크지 않아 남북경협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책임자회의 서울사무소 이원섭 부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수출을 염두에 두고 인건비가 싼 개성에 진출한 만큼 원산지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개성공단’이라는 대형 사업계획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화장품 용기를 일본, 유럽 등지에 수출하고 있는 남한 태성산업의 배해동 대표는 역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에서제품을 만들어도 원산지 규정 때문에 반제품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연간 매출 240억 원, 미화 2천4백억 달러 가운데 40% 정도를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이 회사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을 완제품 상태로 수출을 할 수 없어 결국 반제품으로 만들어 남한 내 안양공장으로 다시 들여와 마무리 공정을 거쳐 수출하는 이중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배 대표는 이 때문에 물류비 비중이 두 배나 들어 현재로서는 실이익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모 업체 대표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개성공단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하면서 남한 정부 측이 저렴한 인건비와 물류비를 앞세우고 장기적으로는 남북경제협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장밋빛 전망만 보여줬다면서 특히 원산지 문제에 대해 그동안 업체들이 우려를 표명했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걱정하지 말라며 자신감 넘치는 발언만 하더니 지금은 이게 뭐냐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원산지 문제 외에도 통신을 비롯한 전략물자 반출건 등도 속히 풀어야할 과제들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시범단지 2만6천여 평이 조성돼 15개 기업에 분양됐고 10여개 업체가 제품을 생산하거나 준비 중입니다.

이장균기자